자율형 사립고 전환 신청이 없는 울산
자율형 사립고 전환 신청이 없는 울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06.21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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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울산 시교육청이 자율형 사립고 신청을 마감한 결과 울산 사학(私學)은 한 곳도 이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청이 전환을 권고해 왔던 사립 고등학교도 전환을 거부했다고 한다. 제반 여건의 차이야 있겠지만 서울의 133개 고교 가운데 약25%인 33개교가 신청한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울산의 사학들이 자율형 사립고로의 전환을 회피하는 주된 이유는 두 가지다. 동구 청운고등학교와 같은 자립형 사립고의 경우 학생들의 등록금이 일반계 고교의 3배다. 당연히 학생이나 학부모 모두가 교육 경비에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자율형 사립고는 시 교육감의 재량에 따라 이를 상회하는 등록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이 정도의 교육비 부담까지 떠안으면서 자율형 사립고를 택할 학부모가 지역내에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 했기 때문이다. 학생 선발에 지역제한을 둔 것도 기피의 원인이 되고 있다. 서울, 부산 같은 초 광역도시는 역내로 선발제한을 둬도 우수학생 확보에 별 문제가 없겠지만 울산은 그 경우가 다르다. 자칫 학생 확보를 위해 자격미달인 학생마저 수용하는 일이 생기면 제도의 취지도 퇴색되고 학교수준도 하락하는 기형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 생긴다.

결국 울산지역 사립고교들은 이런 불리한 여건 때문에 전환을 피한 것이다. 가끔 그런 일이 있듯이 대도시 위주의 교육정책이 이번에도 국가 전체의 위화감만 조성하고 말았다. 서울의 사립 명문들 상당수가 이번 기회를 이용해 소위 ‘귀족 명문교’로 변신하는 반면에 지방의 중소도시 소재 고교는 ‘시골학교’로 잔존하는 역 효과를 낸 것이다. 잘 못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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