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유가 지원책에도… 화물차 기사 “체감 미미”
각종 유가 지원책에도… 화물차 기사 “체감 미미”
  • 김지은
  • 승인 2022.05.05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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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차례 유류세 인하로 유가보조금 46% 깎이고 유가연동보조금은 금액 낮아 별 도움 안돼
이달부터 유류세 인하폭이 기존 20%에서 30%로 확대된 가운데 지난 2일 울산 남구 신정동의 한 주유소에 차량이 주유를 위해 줄을 서 있다. 울산제일일보 자료사진
이달부터 유류세 인하폭이 기존 20%에서 30%로 확대된 가운데 지난 2일 울산 남구 신정동의 한 주유소에 차량이 주유를 위해 줄을 서 있다. 울산제일일보 자료사진

 

정부가 소비자들의 유가 부담을 낮추기 위해 이달부터 유류세 인하폭을 확대하고, 화물차주에게 유가연동보조금을 추가로 지급하기로 했지만, 화물차 기사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연이은 유류세 인하 조치로 유가보조금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데다, 유가연동보조금도 급등한 기름값에 비하면 체감하기 힘들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5일 오피넷에 따르면 울산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경유 가격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리터(L)당 평균 1천886.5원을 기록 중이다.

이는 올해 초(1천440원)에 비해서는 31%, 1년 전인 지난해 5월 5일(1천319원)에 비해서는 43% 치솟은 가격이다.

이처럼 경유 가격이 급등했지만, 화물차 기사 등에 지급되는 유가보조금은 반토막이 난 상태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12일 유류세를 20% 인하한 데 이어 이달 1일 인하 폭을 30%로 확대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경유를 쓰는 화물차와 택시 등에 지급되는 유가보조금은 지난해 11월 12일 L당 345.54원에서 239.79원으로 낮아진 데 이어 이달 1일 유류세 추가 인하 조치에 따라 187.62원으로 다시 줄어들었다. 6개월 전과 비교해 지급단가가 46%나 낮아진 것이다.

LPG를 쓰는 화물차와 택시 등에 지급되는 유가보조금 역시 지난해 11월 초 L당 197.97원이던 것이 지난 1일 131.90원으로 33% 낮아졌다.

유가보조금은 2001년 에너지 세제 개편으로 경유 및 LPG의 유류세가 인상됨에 따라 운수업계의 세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보조금 지급단가는 유류 구매일 현재 유류세액에서 2001년 6월 당시 유류세액(경유 L당 183.21원, LPG L당 23.39원)을 뺀 나머지 금액으로 정해진다. 유류세가 오르면 보조금이 같이 늘어나고, 유류세가 내리면 보조금도 따라서 줄어드는 구조다.

정부는 화물차 기사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유류세 인하와 동시에 이달 1일부터 3개월간 유가연동보조금을 추가로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유가연동보조금으로 책정된 금액이 워낙 미미한 수준이어서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화물차 기사들의 불만이다.

유가연동보조금은 차량등록지의 직전 주 평균 경유 가격이 L당 1천850원을 초과한 경우, 초과분의 50%만을 지급한다.

직전 주 차량등록지의 평균 경유 가격이 이날 현재 울산 평균 가격인 L당 1천886.5원이라고 가정할 경우, 유가연동보조금으로 지원되는 금액은 L당 18.3원에 그친다.

이는 지난 6개월간 깎인 유가보조금(L당 157.92원)을 메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일뿐더러 지난 1년간 기름값이 L당 571.7원이나 오른 것을 감안하면 ‘새 발의 피’ 수준이어서 지원 효과를 체감하기 힘들다고 화물차 기사들은 입을 모은다.

5t 트럭을 운행하는 화물차 기사 A씨는 “지난해 경윳값이 L당 1천300원대일 때 유가보조금도 300원대여서 L당 1천원 정도 부담하고 운행했지만, 지금은 기름값이 1천800~1천900원대에 보조금은 200원 수준으로 깎여 L당 1천600~1천700원을 부담해야 한다”며 “한 달에 기름을 1천500L 정도 넣는데 기름값이 1천900원이라 치면 100만원이 경비로 더 들어가는 셈”이라고 했다.

화물차 기사 B씨도 “정부가 이달부터 유가연동보조금을 지급한다며 화물차 기사들에게 혜택을 준 것처럼 이야기했지만, 정작 일부 지역은 기름값이 1천850원 밑이어서 아예 받을 수 조차 없는 지원금”이라면서 “거래처 사장들은 화물차 기사들이 혜택을 많이 받는 줄 알고 5월부터 화물비를 더 깎자고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유가보조금은 세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보조금이어서 유류세가 낮아지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추가로 지원되는 유가연동보조금은 유류세를 인하해도 기름값이 떨어지지 않을 경우 지원해주겠다는 취지의 지원금으로, 지난 3월 경유 가격을 기준점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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