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으로 논바닥이 터 갈라지고 있는 마당에 도회지에서는 ‘물 축제’를 벌이고 있다는 소문을 들은 농민의 마음을 헤아려 본 적이 있는가. 그들은 지금 정부나 지자체가 수시로 내 뱉는 소규모 댐 건설 얘기를 들으면 코웃음을 치며 믿지 않는다. 농민들은 지금 하늘만 믿고 있다. 그래서 기우제를 지낸 것이다.
울주군 지역의 저수지 234곳의 저수율이 30%선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30%미만으로 사실상 공급기능을 못 하고 있는 곳이 75개, 30~50%가 44곳으로 전체 저수지의 절반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일주일 이내에 비가150㎜는 내려야 완전 해갈이 되고 울주군 지역 전체가 모내기를 끝 낼 수 있다고 하니 심각한 문제다.
돌이켜 보면 지자체나 기초단체, 지역 정치권이 하는 일 중에서 농업용수 확보대책 만큼 주먹구구식인 것도 없다. 가뭄이 들었다 하면 잠시 부산을 떨면서 긴급예산을 방출해 양수 장비 및 시설비로 지원하는 것이 고작이다.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지방의원들이 현장을 방문하고 치수행정을 질타 하다가 어느 순간엔가 조용해지는 것이 관례화 돼 있다. 국회의원들도 똑 같다. 두고 봐라. 며칠 내로 국토부 관계자를 만나 농업용수문제 해결을 위해 울산에 소규모 댐 건설을 촉구했다는 내용이 언론에 도배질을 할 테니.
울산 지자체, 지역 정치권은 이런 일회성 자세를 버리고 지역 농민들을 위해 진정한 농업용수 확보대책을 이참에 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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