것 같다. 그렇다면 가정이란 어떤 것일까? 가정은 가족이 살아가는 공간적 장소를 가리키
기도 하지만, 광의의 의미로는 구성원 관계를 중요시하는 가족(家族) 그 가족의 생활거처인
집(家), 소득과 지출의 단위인 가계(家計), 의식주 등 그 활동이 다양하다.
쉽게 물질적인 환경은 물론 가족을 구성하는 개개인이 건전하게 성장·발달을 도모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생존욕구를 충족시켜 주고, 안식과 애정을 제공하는 보금자리이다. 가정의 핵심은 가족이며 가정의 목표는 가족 구성원의 행복추구다. 따라서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능과 과업을 수행 하여야 한다. 가정의 기능으로는 자식을 낳고 기르고 교육 시키는 것과 휴식을 취하면서 수익을 확보하고 적절한 소비를 통해 시장경제에 참여하는 등이 있다.
이중에서도 대부분의 가정이 자식교육에 많은 시간과 금전을 투자를 하고 있으나 정작
그 성과는 불투명하다.
따라서 오늘 날 우리가정의 절대적 우위에 서있는 어머니들은 자녀의 진로에 대한 불안
함으로 인해 가정교육을 통한 가시적 성과보다 거의 일방적으로 사회교육에 의존하고 있
는 실정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소홀하게 대처하는 가정교육을 통해서 아이들의 기본인
격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자식이 태어나면 말을 가르칠 때 제일 먼저‘엄마’‘아빠’순으로
호칭을 익히게 한다. 그러면서 해야 할 것과 하면 안 되는 것도 가르친다. 이렇게 차츰 인
간이 지켜야 할 윤리도덕을 가르치는 것이 가정교육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가정교육의 주
체는 어머니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단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예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장한 어머니, 훌륭한 어머
니 상으로 이어져 오는 것만 보아도 알 수가 있다. 너무나 잘 알려져 있는 맹모삼천지교(孟
母三遷之敎)를 비롯해 이이(李珥)의 어머니로 사대부 부녀에게 요구되는 덕행과 재능을 겸
비했던 신사임당과 조선 최고의 명필가 한석봉을 길러낸 어머니까지. 최근에는 세계적으
로 명성이 알려진 지휘자 정명훈의 어머니, 열악한 국내 빙상사정을 극복하고 당당히 월드
베스트의 자리에 올라 국민모두에게 용기와 힘을 실어준 김연아, 우리는 안 된다고 했던
수영에서 올림픽금메달을 안겨준 박태환 등 국가적으로 훌륭한 선수나 인물의 뒤에서 묵
묵히 뒷바라지를 하여온 훌륭한 어머니가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실행에 의해서 이뤄지는 것이지만 수없이 반복되는 실행은 대화로부터
시작이 된다. 그런데 대부분 좋은 어머니들은 아이들과의 기본 대화법마저도 모르기 때문
에 아이가 고학년이 될수록 단지 감시나 감독자의 역할밖에 하지를 못한다고 본다. 그러다
보니 돈만 많이 있으면 다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그것에 의지하려고 한다.
장애를 가진 아이의 어머니를 생각해보자.
그 어머니들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엄청난 노력이 있어도 평범한 아이들을 따라갈 수가 없
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아이와 함께하는 그 숭고한 모성이야 말로 장하고 훌륭하
다고 해야 한다. 가정교육의 부실을 보여주는 실태로 요즘 여학생들 사이에 친근한 대화가
“이년아”“저년이”하며 입만 열면 욕설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을 사회
가 거칠어서 그렇다고 둘러 댄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어떤 어머니가 운전대 옆자리에 딸을 태우고 조금만 양보하면 아무
런 문제가 되지 않을 일로 연로한 남자와 언쟁을 하는데 그 어머니 곧장“이 ○○쌔끼~”라
고 했을 때 악기를 들고 학원을 다녀오던 딸아이는 무엇을 배웠을까.
물론 개개인마다 표현의 방법은 다르다고 해도 그렇다. 살며 어떠한 진리와 근원에 대해
서 깊이 생각하지 않고 순간적인 감정에 도취되어 마구잡이식 언행을 하면서‘사회가 거칠
어지기 때문에’라고 말할 수 있을까? 좋은 엄마 나쁜 엄마가 순간적 평가치라면‘훌륭한’,
‘장한’어머니는 오랜 시간의 결실에서 얻어지는 것이다.
권오성·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