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는 사람만이 꿈꾸는 것이 아니다
자유는 사람만이 꿈꾸는 것이 아니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06.01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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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호 애니멀커뮤니케이터 박민철
▲ 국내 1호 애니멀커뮤니케이터 박민철
나는 사람들에게 자신만의 기준으로 동물들의 발톱을 함부로 손대지 말라고 한다.

흔히 사람들은 동물들의 발톱에 대해“발바닥 털은 바닥이 미끄러워 다칠 위험이 있어 깎고, 발톱의 경우 발가락의 뼈를 위협하고 기타 위생상 좋지 않기 때문에 잘라야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내가 수많은 동물들과 대화를 해 본 결과 동물들은 이를 결사코 거부하고 있다.

그들은 나에게 진지하게 호소한다.

『바닥이 미끄러운 것은 맞아요. 하지만 사람들은 우리가 거기에 적응할 기회를 주지 않아요. 우리는 발바닥에 털이 자라면 혀로 발을 핥아서 미끄러짐을 충분히 방지할 수 있어요. 이것은 우리가 태어나자마자 스스로 배우게 되는 것인데 사람들은 우리의 학습을 방해합니다. 발바닥에 털이 길면 이로 잘근잘근 깨물어서 짧게 할 수도 있고 원하는 만큼 섬세하게 만들 수 있어요.

정상인 사람들 중에서 배고픈데 밥을 찾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발톱은 어느 정도 길어야 바닥을 지탱할 수 있는 지지대와 같은 역할을 해줍니다. 그런데 그것마저 사람들 기준으로 보기 좋게 한다는 목적 하에 잘라버리니 당연히 전진, 방향전환, 멈춤 등의 행동을 할 때 발목이나 관절 또는 허리까지 무리가 오고, 또한 우리가 느껴야 할 발톱과 발의 지각진동 센서도 점점 망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와 혀가 있습니다. 이것은 먹는 데만 사용하라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은 우리가 이로 뭔가를 하면 모두 비위생적이라고 판단합니다. 이와 혀는 먹는 것 외에도 사물을 뜯고 내 몸을 관리하고 청결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를 이용하면 발톱을 뾰족하게 할 수도 있고 반대로 뭉툭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상황에 맞도록 원하는 만큼 충분히 스스로 관리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제 입으로 제 발톱을 물어뜯는 것을 사람들은 비위생적으로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나쁜 세균들을 이길 수 있는 면역이 이미 갖춰져 있습니다.

당신들과는 다른 면역 체계를 갖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당신들만의 기준으로 우리를 급하게 가꾸려고 하는데 너무 안타깝습니다.

우리는 입이 곧 손입니다. 그리고 혀 안에 그렇게 할 수 있도록(세균을 죽이고 발톱을 이로 뜯다가 잔여 발톱이 혹시라도 입안으로 들어 왔을 때 그 잔여 발톱을 자연스레 녹일 수 있는 화학성분등) 돌기와 화학 성분들이 있습니다.

오히려 당신들이 만들어 놓은 각종 사료나 간식·미용품들 때문에 병이 나고 있다는 것을 알아 줬으면 합니다. 우리는 스스로 살아 갈 수 있도록 준비돼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들의 과잉보호 속에 점점 약해지고 오히려 퇴화돼 가고 있습니다. 당신들을 무조건 따라가야 하나요? 우리는 당신들과 함께한지 불과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 우리에게 당신들을 당장 따라가라는 말은 도무지 이해 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당신들을 따라가려면 신체에(인간들과 오랫동안 살면서 진화) 많은 변화가 올 때까지 아주 많은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제 의견에 수긍할 부분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이제는 서로 공유해야만 동물들이 행복해 진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입니다』

나는 가끔 이런 우스갯소리를 한다.

“시골에 풀어 키우는 누렁이는 아무 것도 안 해 줘도 너무 오래 건강히 살아서 탈이구만”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들리시겠지만 실제 그들은 주사도 미용도 푹신한 방석도 없다.

스스로 판단해 자기의 업무를 충실하게 하는데서 비롯해 가장 스트레스를 덜 받고 건강히 오랫동안 살 수 있는 것이다.

최고로 관리하고 가꿈을 받는 동물과 특별한 가꿈 없이 어느 정도 자유를 누리고 사는 동물들을 대상으로 누가 더 행복하고 더 건강한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대화를 해 본 경험이 있다. 대부분 후자의 동물들이 행복하고 결과적으로 더욱 건강했다.

그렇다고 방목을 하라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현재 우리들의 너무 치우쳐 있는 상식을 가운데로 정도껏 돌려놓자는 말이다. 동물들에게 만들어 주는 상황에 따라 동물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세심히 관찰해 가면서 점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가꿈과 자유를 적당히 줬을 때 그들이 가장 행복할 것이라고 알리고 싶다.

박민철·국내1호애니멀커뮤니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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