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물의 날’과 통합 물관리
‘세계 물의 날’과 통합 물관리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2.03.21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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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다. UN은 1992년 12월 브라질 리우 환경회의 의제21 권고를 받아들여 ‘세계 물의 날 준수(Observance of World Day for water) 결의안’을 채택했고, 결의안에 따라 매년 3월 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제정·선포해 1993년부터 기념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상식으로 지구는 물이 풍부한 행성이다. 지구에 있는 물의 양은 13억8천5백만㎦ 정도이다, 하지만 지구상 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바닷물에 비해 인간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물인 담수호 또는 하천수는 그 양이 매우 적다. 대략 전체 물의 0.0075%에 불과하다. 더욱이 지난 세기에 인구가 2배 증가한 데 비해 물 사용량은 6배가 늘었다고 하니 양적으로 턱없이 부족하다. 또한 산업화를 통해 도시화, 인구집중, 이상기후에 따른 가뭄이 세계적인 물 부족 현상을 가중시키는 것도 수자원의 위기이다.

우리나라는 상수도 개발과 하수도 확충에 꾸준히 노력한 덕분에 일상생활에서 큰 어려움 없이 물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OECD가 지난 2012년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에 우리나라는 총 24개국 중 물 스트레스 수치가 1위가 될 거라고 한다. 우리나라 1년 평균 강수량은 연평균 대략 1천200∼1천300㎜ 수준으로 세계의 연평균 강수량보다 약 1,4∼1,6배 많지만 높은 인구밀도로 인해 1인당 연평균 수자원량은 세계 평균 1인당 강수량의 약 1/8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 환경부의 최근 자료이다. 또한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의 1인당 이용 가능한 수자원량 자료로 볼 때, 좁은 국토에 많은 인구가 살고 있는 우리나라의 수자원 여건은 열악한 편이다.

혹자는 우리나라가 수량적인 물 부족 국가가 아니라 위정자들의 수자원 정책 실패로 인한 물관리 부족 국가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물관리 부족이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중앙정부를 시작으로 물관리 일원화 정책이 추진되었다. 2018년 5월 물관리 기본법 제정으로 수량과 수질로 나뉜 물관리가 환경부로 일원화됐다. 물관리 기본법이 공포된 지 4년이 다가오는 지금, 국가 차원의 통합 물관리, 유역 중심의 국민참여형 물관리 추진 계획이 본격적으로 진행 중이다. 국토부와 환경부로 나눠 시행되던 물관리를 환경부 중심으로 일원화하고 통합 물관리 체계 기반 마련, 물 안전 확보를 위한 신속 대응체계 구축, 깨끗한 먹는 물 공급, 새로운 물 가치 창출을 목표로 최근에는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울산시도 중앙정부의 물관리 일원화에 부합되게 단계적으로 물 관련 행정조직을 통합하고 있다. 상수도사업본부에서 담당하는 수자원 분야와 교통건설국에서 담당하는 하천계획 분야를 환경국 환경정책과로 일원화시켰다. 중앙정부의 일원화 조직과 규모에 비해 다소 부족함과 느림이 존재하긴 하지만 ‘물관리의 통합화’라는 정책지향점에서는 반가운 일이다. 사실 울산시의 물관리 행정조직의 일원화가 일부 진행되고 전담 인원이 확보되었기에 2021년 6월의 대통령 직속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의 운문댐 물 울산 공급방안 등을 담은 ‘낙동강 유역 통합물관리방안 마련 연구’를 심의·의결하는 성과도 있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필자는 처음부터 일관되게 ‘과’ 단위 ‘물관리 부서’를 주장한 바 있어 다소 아쉬운 감은 있지만, 달팽이는 느려도 뒤로는 가지 않는 사실로 이해하고 싶다.

미래의 도시 성장에서 3가지 인프라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에너지, 쓰레기, 그리고 수자원이다.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한 운문댐의 수자원 확보도 중요하지만, 미래세대가 풍요로운 삶을 유지하고 울산이 지속적인 성장·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대체수자원을 끊임없이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대체수자원 확보를 위해 지하수 개발, 빗물 이용, 해수 담수화, 그리고 인공 강우 등 여러 가지 기술과 방법이 있다. 울산 실정에 적합한 사업을 검토하고 지금부터 단계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추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물의 날’을 맞아 국가별 도시별 물 확보를 위한 여러 가지 대책이 있으나 물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아야 한다. 물은 우리뿐 아니라 우리 후손의 것이기도 하다. 시민 스스로가 건전한 물 소비와 물 절약을 통해 유한자원인 물의 소중함을 마음 깊숙이 간직하는 의미 있는 ‘물의 날’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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