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창업 희망자에게 드리는 두 번째 이야기
먹거리 창업 희망자에게 드리는 두 번째 이야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2.03.07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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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으로 첫 번째 이야기를 시작했기에 같은 주제로 이어보려 한다. 창업 로드맵을 검색해 보면 다양한 자료들이 나타난다.

대체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입지를 분석하며 매출이 정상궤도에 올라갈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이른바 ‘죽음의 계곡’ 돌파 전략 수립 등으로 전개되는 양상을 보인다. 제과제빵, 식음료 및 음식을 주로 다루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조언할 때 필자도 로드맵을 따르는 편이지만, 이와 별개로 본질적 필요충분조건을 다루어 보려 한다.

잠시 여러분 주위에 가상 인물을 만들어보자. 그는 경치 좋은 바닷가 옆에 적당한 크기의 건물을 소유하고 취업을 준비 중인 자녀가 있다. 그는 사업으로 이익을 낼 겸 자녀의 취업도 한 번에 해결하고자 할 것이다. 커피는 기계 몇 번 눌러주면 나오고 스콘도 버터와 밀가루, 설탕을 적당히 버무리면 끝나니 자신만만할 것이다. 또 겸사겸사한 마음이기에 큰 수익을 기대하지 않는 소박함으로 무장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합쳐졌을 때 창업에 대해 성공을 확신하는 인물로 쉽게 그려질 수 있다.

이런 경우, 본인 또는 자녀의 실제 인건비와 유휴 시설물 임대소득 계상에서 오류를 저지르기 마련이다. 별도로 움직여 소득을 발생시키는 이상으로 수익이 만들어질 것인지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다음의 점검사항을 살펴보자.

첫 번째, ‘창업의 대상은 자신이 잘 하고 잘 아는 일을 해야 한다.’ 베이커리 카페를 한다면, 운영자는 커피를 능숙하게 추출하고 반죽을 잘 다뤄 누구보다 빵을 잘 굽는다는, 객관적으로 증명된 사람이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현장 경험이 필요하다. 경험은 흔히 ‘일머리’라는 작업 흐름도를 숙지시키고 실행을 내재화하여 실패 확률을 대폭 줄여 주기 때문이다.

두 번째, 잘하는 일이 수익으로 나타날 수 있는지, 여러 각도로 확인해야 한다. 모든 사업에는 창업 후 손익분기점까지 도달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통상적으로 3~6개월이 소요된다. ‘죽음의 계곡’으로 불리는 이 시간은 창업자금을 앉아서 까먹는 시기이자 정신적 피로도가 매우 높은 구간이다. 따라서 창업 전, 이를 버틸 수 있는 예비 자금이 필수적으로 확보되어 있어야 한다. 이 시기가 길어지면 손절까지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

세 번째, 식품 관련 산업은 규모가 크지 않은 경우, 인력 중심의 사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핵심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기능적으로 사업적으로 나를 보조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다수의 베이커리 카페를 찾아 분석해 보면 핵심인력 구성이 부부, 형제, 자매로 구성된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 것이 그 반증이라 할 것이다.

네 번째, 창업 관련 지원 창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길 바란다. 사업은 처음부터 끝까지 돈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와 지자체의 창업자금 지원과 경영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면 초기 창업자금을 많이 줄일 수 있다. 특히 청년창업지원금을 잘 알아보고 지원한다면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국가가 인정하는 청년의 상한선은 만 39세까지이다.

이 정도 확인이 되었다면 창업 그 자체를 좋아하길 바란다. 커피는 생두를 볶아서 갈고 내리면 되는 것이 아니다. 다수의 생두 특성부터 밀가루의 종류까지 배워야 할 것이 대단히 많다. 이렇게 힘들어도 커피를 내리고 반죽을 치대는 일을 정말 좋아한다면 죽음의 계곡에서도 버티는 힘이 되어줄 것이다. 우리 옛말에도 ‘좋아하는 놈은 이길 수 없다.’라는 말이 있음을 잊지 말자.

신언환 울산과학대 호텔조리제빵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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