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천 야생세계 사라진 호랑이를 찾아서
반구천 야생세계 사라진 호랑이를 찾아서
  • 김지은
  • 승인 2022.02.06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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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쇠발 작가 배성동씨 ‘반구대 범 내려온다’ 발간… 영남지역 호랑이·표범 추적 기록 담아
배성동 작가의 펴낸 ‘반구대 범 내려온다’ 표지.
배성동 작가의 펴낸 ‘반구대 범 내려온다’ 표지.

검은 호랑이의 해를 맞아 반구대 범을 소재로 한 서적이 나왔다. ‘영남알프스 오디세이’, ‘소금아 길을 묻는다’ 등 사라져 가는 발자취를 찾아다니는 무쇠발 작가, 배성동씨가 펴낸 ‘반구대 범 내려온다(민속원)’가 그것.

저자는 영남알프스 호랑이, 표범 이야기를 탐사하다가 점차 러시아, 중국, 일본으로 확대했고, 20년간 발품을 판 결과물을 바탕으로 10년간 집필했다. 글을 쓰기 위해 집필실을 언양으로 옮겨 영남알프스와 반구천을 안방처럼 드나들고, 여러 전문가에게 자문을 받았다.

이렇게 집필된 책은 중국, 러시아, 북한 국경에 접한 시베리아 타이가(호랑이 숲) 세계와 반구천 야생 세계를 접목해 사라져간 반구대 호랑이, 표범을 추적한다.

책은 3부로 나뉜다. 1부는 반구대 야생세계를 관찰한 ‘나는 숲이다’, 2부는 영남 지역에 서식했던 호랑이, 표범을 다룬 ‘출림맹호’, 3부는 반구천이 숨긴 야생 세계를 탐사한 ‘반구천 지오그래피’가 담겼다.

또 반구대 회은촌 주민들의 이야기를 통해 반구대 과거사를 조명했고 생동감 넘치는 삽화와 현장사진, 희귀 흑백사진을 더했다.

특히 저자는 반구천 천전계곡에서 그동안 숨겨져 있던 천전리계곡 호박범, 칭디미범굴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호박범은 흡사 호랑이 얼굴처럼 생긴 범바위고, 범이 살았다는 칭디미는 반구대 범굴에 이어 새로운 발견이라는 설명이다.

저자는 “반구대는 동북아 호랑이의 본고장이다. 270년 전 춘삼월에 반구대를 다녀간 권섭이 쓴 남행일기에 황백색 반구범이 등장하고 영남알프스를 비롯한 울산, 밀양, 양산, 지역에는 범과 관련된 기록이나 호랑이무덤, 설화 등이 풍부하다”며 “친근하면서도 두려운 존재인 범은 우리 민족의 영혼이다. 범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숲을 포기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장석호 박사(동북아역사재단 전 역사연구실장)는 “저자와 함께 반구천 구석구석을 뒤지고 다닌 일은 나에게도 큰 행운이었다”며 “그는 반구대 산신령처럼 계곡과 산등성이를 훤히 꿰고 있었고 호랑이를 이야기할 때면 그는 마치 무언가에 빙의된 듯 신이 났고, 그 흔적을 찾는 일에 집요했으며, 지치지 않았다. 독자들은 책에서 반구대 전설에 대한 또 다른 비밀의 문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천 글을 썼다.

저자는 경남 고성 출신으로 부산에서 성장했고, 부경대학교를 중퇴했다. 계간지 동리목월이 배출한 첫 소설가로 등단했다.

저자는 오는 16일 오전 11시 천전리 각석 계곡에서 자신이 발견한 호박범과 범굴을 공개·안내할 예정이다.

김지은 기자

배성동 작가가 발견한 천전리계곡의 호박범.
배성동 작가가 발견한 천전리계곡의 호박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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