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質적인 변화
시장의 質적인 변화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06.08 21: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초 이후 숨가쁘게 달려온 시장의 축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 느낌이다. 그동안 시장을 이끌어 왔던 유동성의 힘은 조금씩 떨어지고 있는 반면 시장은 거시경제변수와 구조적인 리스크 부문에 관심을 돌리고 있는 듯 하다.

우선, 유동성의 힘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우리시장에서 고객예탁금 유입이 약화되고 외국인의 매수세가 주춤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최근 들어 중소형주와 테마주의 상대 강도가 다소 둔화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 현상이라 볼 수 있다.

반면 매크로 지표에 시장이 다소 민감하게 반응하는 빈도는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듯 하다. 실물의 회복 강도가 그리 강하지 못하다는 점이 시장의 공감을 얻기 시작했다는 의미일 수 있다. 혹은 금융 리스크의 완화 이후 시장의 관심이 본격적으로 실물 부문으로 이전됐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실물 부문과 구조적 리스크로 시장의 시선이 옮겨가기 시작했다는 단적인 예가 아닐까 싶다.

5월 미국의 고용지표들을 보면 가장 후행적이라 볼 수 있는 실업률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신규 취업자수 등의 선행지표들은 일제히 고용시장의 개선을 알리고 있는 상태고 컨퍼런스보드의 설문조사 역시 고용시장의 선행지표들과 동일한 시그널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고용지표만 가지고 보았을 때는 시장이 금융위기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는 실물부문의 상황이 동시에 확인되고 있는데 시장은 이 부분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더욱이 현시점에서 간과하지 말아야할 사실은 시장이 주목하기 시작한 구조적인 리스크부문인데, 얼마전 영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 하향이나 라트비아의 국채 발행 유찰, 달러화의 약세 등이 이러한 사례들이라 볼 수 있다.

연초 이후의 시장은 금융위기의 완화 및 탈출 과정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금융위기의 완화 기대감이 풍부한 유동성을 만나면서 주식시장을 지금의 위치까지 이끌고 왔다. 이제부터는 금융 리스크와 유동성의 시장에 대한 영향력은 다소 약화되고 본격적으로 실물 경기에 주목하는 과정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주말 미국의 고용지표와 이에 대한 시장의 반응들이 그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보여 진다.

지금까지는 금융위기 탈출 기대감과 유동성의 완벽한 승리였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철저히 실물의 회복강도와 속도에 의해 시장 흐름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다소 걸리는 것은 현실을 보게 될 경우의 시장 흐름은 지금까지와는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로서는 실물의 회복 강도와 속도가 그리 좋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실물의 회복 가능성에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하기도 하는 반면 실망하는 움직임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실물부문에 대한 관심과 이에 대한 확인이 되는 단계가 지나면 구조적인 리스크를 대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금도 부분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이는데 아직 구조적 리스크의 본격화 단계는 아니라는 점에서 투자판단의 절대적인 잣대가 될 수는 없어도 고려 해야될 변수임에는 틀림없다. 시장에 대한 공세적인 대응전략에 일부 수정이 있어야 될 듯 싶다.

/ 김기석 대우증권 울산지점장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