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명품교량’이 준공됐다는데
울산의 ‘명품교량’이 준공됐다는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06.08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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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17일 사업비 58억원을 들여 시작한 ‘태화교, 울산교의 디자인 개선사업’이 8일 준공됐다. 태화교의 경우 보도의 폭을 기존 1.7m에서 2.25m로 확장했고 콘크리트로 돼 있던 도로바닥면을 합성목재로 바꿨다.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전에는 없었던 차량방호 울타리도 새로 만들었다. 울산교는 태화강을 바라볼 수 있는 쉼터 2개소를 설치했고 다리 중간마다 다양한 조명을 삽입하여 보도와 어울리도록 만들어 시민들의 휴식 공간을 확보했다. 울산시는 올해 초 ‘명품교량’ 디자인 사업을 시작하면서 태화교 단장공사는 태화루 및 태화강 생태공원과 연계한 역사성 및 자연환경에 초점을 맞추고 울산교는 역사성과 휴식공간 확보에 치중하겠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디자인사업이 끝난 현 시점에서 보건대 울산교, 태화교 그 어느 쪽도 당초의 설명만큼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당초 울산시의 발표에 한껏 기대감을 가졌던 시민들이 밋밋한 결과에 상당히 실망스러워 하고 있다. 특히 태화교의 경우, 명품교량을 만든다고 부산을 떤 것에 비하면 그 결과는 미미하기 짝이 없다. 울산시가 교량 디자인 사업을 하면서 교통을 통제하고 기존 다리 난간과 바닥을 해체할 때만해도 지역민들은 상당한 기대감을 갖고 불편함을 감수했다. 그런데 지금 바뀐 것이 뭔가. 전체적으로 말해 콘크리트 대신 합성목재를 사용한 것, 그리고 난간에 색채를 입힌 것과 알루미늄으로 된 차량 방호 울타리를 설치한 것이 변화의 전부다. 울산시가 말했던 대로 태화루, 생태공원과 연관된 역사성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가 없다. 다리 아래면을 밝게 한 것도 시각적인 명쾌함을 줄 뿐 역사성과 관계없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태화교 디자인 사업은 회색빛 콘크리트 다리를 적갈색 합성목재 교량으로 바꿔 놓은 흔한 교량공사에 불과했다. 시민들이 눈을 크게 뜨고 기다렸던 이상형과는 상당히 거리가 먼 ‘명품교량’ 한 곳이 어제 준공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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