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자체의 이번 공원조성 계획은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높이 평가할 만하다. 선바위와 용암정만 단장하는 것이 아니라 인근의 자연환경을 이용해 지역일대를 생활공간으로 활용하려는 구상이 돋보인다. 울산12경 가운데 하나인 선바위는 지역의 다른 명소에 비해 그동안 홀대를 받아왔던 것이 사실이다. 같은 12경 중 하나인 울주군 간절곶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더구나 선바위와 가까운 거리에 있는 십리대밭과 견주어 보면 이곳이 이토록 방치돼 온 까닭을 알 수 없을 정도다. 그래서 본지는 그 동안 사설과 칼럼을 통해 선바위 일원의 정비를 수차례 촉구한 바 있었다. 사실 이름만 듣고 선바위를 찾았던 외래객들이 인근의 초라한 모습에 실망하고 돌아섰다는 말은 어제 오늘 듣는 이야기가 아니다. 주차시설과 안내 표지판은 아예 없는데다 인근 지역이 대부분 주점과 음식점으로 뒤범벅이 돼 있으니 이곳을 울산 명소 중 하나라고 내세우기 조차 민망한 일인 것이다. 하지만 이곳은 지난날 우리 조상들이 풍류를 즐기며 시를 읊던 명소였다. 멀지 않은 곳에는 신라 마지막 임금인 경순왕의 일화가 얽혀 있는 ‘망성’이 있는 절경지다. 그 곳을 폐허로 만들었던 후손들이 늦게나마 다시 입암(立岩) 주변을 정화키로 했다니 다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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