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디가 손자에게 남긴 말
간디가 손자에게 남긴 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12.30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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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병들게 하는 7가지 악덕’. 21세기 사회가 직면한 일곱 가지 도전에 대한 소중한 말씀을 되새겨보자. 인도의 수도 뉴델리에 간디의 화장터인 라즈가트라는 곳이 있다. 그곳 추모공원 기념석에는 간디가 손자 ‘아룬 간디’에게 남겼다는 ‘사회를 병들게 하는 일곱 가지’가 새겨져 있다고 한다.

첫째, ‘철학 없는 정치’다. 정치가 무엇인지, 누구를 위한 것인지 생각지도 않고 그저 권력욕, 정치욕에 사로잡혀 통치한다면 모든 국민이 다 불행해진다. 둘째, ‘도덕 없는 경제’다. 경제는 모두가 다 함께 잘 살자는 가치가 깔려있어야 한다. 거래를 통해 손해를 보고 피눈물 나는 사람이 생겨서는 안 된다. 가진 것 있는 자의 무한한 탐욕은 억제돼야 한다.

셋째, 노동이 없는 부(富)다. 이를 불로소득이라고 한다. 땀 흘려 열심히 일해 소득을 얻는 이들의 참된 근로의욕을 잠재우고 소중한 노동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부의 창출을 방임해서는 안 된다. 넷째, ‘인격 없는 지식’이다. 교육이 오로지 개인의 실력 위주로 흐를 때 ‘싸가지 없는’ 인간들이 대거 양산된다. 진정한 교육은 ‘난 사람’ 이전에 ‘된 사람’을 키워야 한다. 인격이 없는 부실한 교육은 사회적 흉기를 양산하는 것만큼 위태로운 일이다.

다섯째, ‘인간성이 없는 과학’이다. 자연환경에 대한 무분별한 난개발과 AI 등 몰(沒)인간적 과학기술은 인류를 파멸의 길로 인도할 위험이 매우 크다. 여섯째, ‘윤리 없는 쾌락’이다. 우리 인간의 삶의 즐거움은 행복의 기본 선물이다. 하지만 무조건 행복만 좇는 무분별한 쾌락은 본인과 타인에게 혐오와 수치를 준다. 일곱째, ‘헌신 없는 종교’다. 모든 종교는 타인을 위한 헌신과 희생, 배려와 참된 봉사를 가르친다. 바른 인간으로서 최고의 가치이자 존경스러운 것이다. 하지만 종교에 참된 헌신이 빠지면 도그마가 되고 또 하나의 폭력이 된다. 이것은 순결한 영혼에 대한 폭력이다.

이렇게 일곱 가지 중 어느 것 하나 경계하지 않을 것이 없다. 분야별 지도자들은 이에 깊은 성찰을 통해 모든 것에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이후 아룬 간디는 이 리스트에 ‘책임 없는 권리’를 추가했고, ‘노동 없는 부’와 ‘양심 없는 쾌락’은 상호 연관적이라고 했다.

이렇게 간명한 글귀는 우리들의 영혼을 울린다. 우리 모두 하루에 한 번씩 생각해 볼 일이다. 이와 같이 소중하고 보배로운 말씀을 손자에게 남긴 그 고귀한 뜻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삶에 맑은 청수(淸水)처럼 느껴지고 밝은 들불처럼 가슴에 전해오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그만큼 지금 우리 사회가 나쁜 심성을 가지고 이기적인 사람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는 것이 아닌지, 그리고 사리사욕에 눈먼 자들이 정치무대에서 온갖 비리와 비양심적 행동으로 사회의 부조리를 양산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씨앗은 흙을 만나야 싹이 트고, 물고기는 물을 만나야 숨을 쉬고, 사람은 지혜롭고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야 행복하다”라고 했듯이 모든 것은 격에 맞게 잘 만나야 빛을 발한다. 누구를 만나고 어디에서 무엇을 하느냐가 그 사람의 인생행로를 결정짓는다.

“사람은 진정한 만남과 소통으로 성숙해지며 자란다”는 말이 있다. 간디가 남긴 소중한 말씀을 다시 한번 가슴 깊이 새겨 이를 실천하려 애쓰는 삶이 진정 아름답고 보람된 삶이 아닐까.

임정두 울산 동구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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