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금융기관들은 제 몫을 하고 있는가
지역 금융기관들은 제 몫을 하고 있는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06.02 21: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은행 울산본부가 최근 발표한 ‘울산지역 금융기관의 경기인식 및 대출태도 조사’를 보면 지역소재 14개 예금은행의 향후 가계·기업대출 조건을 파악할 수 있다. 조사에 응한 울산지역 14개 예금은행 대출취급 담당 책임자의 53.8%가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올해 대출기준이 강화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간단히 말해 지역 금융기관들은 가계 및 기업의 신용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에도 대출기준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란 결론이다. 즉 높은 담보수준을 요구할 것이며 신용등급도 높아야 개인이나 기업이 금융권에서 돈을 빌려 쓸 수 있다는 이야기다.

지금같이 어려운 시기에 지역 금융권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예대 차익으로 직원들 임금이나 두둑이 주고 회사만 꾸려 나가면 되는 것인가. 적당히 지역사회에 기부금이나 던져 주면서 입지나 확보하고 생색내는 수준에 머무는 것인가. 금융기관들도 지역사회의 일원임을 깨닫고 실물부문에 대한 자금의 원활한 공급과 자금중개 기능을 맡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 과정을 통해 지역 경제활성화에 적극 참여해야 하는 것이 본분 가운데 하나다. 정부정책에만 의존해 지역의 현실은 도외시 한 채 보신(保身)주의로 일관하는 것은 지역 공기(公器)의 도리가 아니다. 대출금 떼일 염려가 없는 개인, 기업만 골라 ‘돈 놀이’를 하다 보니 유동성이 한 쪽으로 몰리는 쏠림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시중금융기관이 자기자산잠식, BIS자기자본비율 등을 고려해 대출을 조절하는 것을 무턱대고 나무랄 수 만 은 없다. 하지만 지나친 몸 사리기, 높은 대출문턱은 아직도 지역 금융기관의 폐단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지역 은행권이 대출기준을 강화하면 실물 부문에서 자금 흐름이 제약 받을 수 밖 에 없고 그것은 결국 소비 및 투자 제약으로 이어져 지역 경제회복은 요원해지게 된다. 그것은 결과적으로 지역 금융권에도 이로운 일이 아니다.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