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의 표를 얻고 싶다면
MZ세대의 표를 얻고 싶다면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12.09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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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9일 대선을 앞두고 여야 선거 캠프가 2030세대 등 젊은 층 영입에 경쟁하듯 나서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의 인기를 얻기 위해 이제는 고등학생까지 선거캠프로 끌어들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에게 표를 얻기 위해서 얼마나 이들을 이해하고 있는지가 관건이다.

요즘 MZ세대(1980년부터 2004년생까지를 일컫는 밀레니얼(M) 세대와 1995년부터 2004년 출생자를 뜻하는 Z세대를 합쳐 일컫는 말)가 이들을 칭찬하고 대선 캠프에서 이들 몇 명을 데려다 놓고 직책을 준다고 이들이 표를 몰아줄 거라는 생각은 큰 오산이다.

이들은 수도 많지만 생각이나 행동이 너무나 다양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MZ세대는 2019년 기준 약 1천700만명으로 국내 인구의 약 34%를 차지한다. MZ세대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트렌드에 민감하며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한다. MZ세대는 조직보다 개인의 만족과 가치관을 우선시하고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Work and Life Balance)’의 줄임말)을 중시한다. 

또 수평적인 문화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개안의 개성을 존중받기를 원한다. 이들은 상당수가 미래보다는 현재에 집중하고 즐기는 스타일이다. 특히 SNS 활용에 능숙해 인터넷 상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어 여야를 막론하고 이들에게 호감을 사기 위해 갖은 수를 쓰고 방법을 동원한다.
기성세대가 보기에는 자유분방해보이지만 이들은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장시간 일하기보다는 여가시간을 더 갖고 싶어 하는 경향이 많기 때문에 현재의 직장보다 더 좋은 직장이 있으면 언제든지 이직한다. 결혼관이나 자녀관에서도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 자녀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생각에 대해서도 상당수가 부정적 견해를 갖고 있다.

기성세대는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신념으로 자신을 희생해 가면서 자녀들에게는 더 많은 교육을 시키고 조금이라도 많은 재산을 물려주기 위해서 몸부림쳤다.

하지만 MZ세대는 큰 부자를 꿈꾸기보다는 기성세대의 중산층보다 약간 더 잘살고 싶은 정도라고나 할까. 아님 주어진 현실대로만 살아가고 싶어 한다고 할까하는 정도이기에 MZ세대는 부모보다 더 가난하게 사는 세대가 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이들 MZ세대가 왜 이런 사고를 하고 행동하는 것일까? 여기에는 많은 요인들이 있지만 필자는 가장 큰 원인은 현실에서 모든 것이 녹록치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을 보장받지 못하고 직장생활을 열심히 해도 내 집 한 채 가질 수 없는 현실이 어쩌면 이들을 현실에 안주하도록 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런 상황에서 MZ세대로부터 표를 얻겠다고 손을 내미는 기성 정치인들은 무엇으로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진정으로 표를 구하고 싶다면 이들과 소통하고 무엇을 바라고,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를 먼저 알아야 이들의 마음을 파고들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청년기본소득을 주겠다, 학자금 대출이자 지원을 확대하겠다, 신혼부부 및 무주택 가구를 위한 역세권 첫 주택 지원하겠다는 식의 공약으로는 이들의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밝혀줄 근본적인 비전과 대책이 될 수 없다.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잘못된 현실을 인정하고 정상으로 되돌려 놓고 MZ세대가 꿈꾸는 나라, 스스로 노력한 만큼 보상받는 정의로운 나라, 희망이 있는 나라의 비전을 제시할 때 청년들의 마음이 열리고 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주복 편집이사/경영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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