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환경, ‘관리’에서 ‘관광 실용화’ 로
생태환경, ‘관리’에서 ‘관광 실용화’ 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10.25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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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2022년 시즌 겨울을 나기 위해 울산을 찾은 겨울 철새 떼까마귀 1진 173마리가 지난 10월 18일 처음 관찰됐다. 2020년∼2021년 시즌 첫 관찰 시점인 10월 15일과 비교하면 도착이 3일 늦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순천만을 찾은 겨울나기 흑두루미 3마리는 도착이 작년보다 5일 빨랐다고 했다. 또 같은 날 태화강 국가정원 샛강에서는 쇠오리 3마리가, 선암호수에서는 논병아리 13마리, 댕기흰죽지 10마리, 넓적부리 7마리, 물닭 4마리가 올겨울 처음 관찰됐다.

어느새 늦가을은 겨울 철새의 출현과 함께 우리 곁으로 다가와 있다. 지난 10월 21일 울산시는 생태복합 관광센터 기본계획 연구용역 발주 소식을 알렸다. 이는 환경부의 국비 지원사업인 ‘생태관광지역 활성화 센터 건립’ 계획에 따라 추진하는 사업이다. 센터에는 생물권 보전지역관리센터, 지질센터, 주민커뮤니티센터, 철새 습지센터, 전시홍보관, 연구실이 들어설 계획이다. 앞으로 시대적, 지역적 관심의 중심이 ‘생태관광 활성화’ 쪽으로 가닥이 잡혔음을 알 수 있다.

울산은 삼호대숲의 존재 덕분에 떼까마귀와 백로 두 종류의 철새가 번갈아 찾아오는 세계적 특이지역이다. 그래서 울산의 철새생태관광지역 활성화 사업은 장애물 없이 활발히 진행될 전망이다. 그 이유의 하나는 삼호대숲에 서식하는 떼까마귀와 백로에 대한 빅데이터가 십여 년간 축적되어있기 때문이다. 떼까마귀와 백로는 6개월씩 삼호대숲을 숙영지와 번식지로 삼아 20년 넘게 울산을 찾아오고 있다.

2010년부터 2020년까지 떼까마귀 마릿수를 조사했더니 2017년이 약 13만 마리로 최대 마릿수를 기록했다. 백로는 2011년의 약 9천 마리가 최대 마릿수였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이번에 시가 발주한 생태 복합관광센터 기본계획 연구용역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시는 또 중구 쪽에 치우친 태화강 국가정원을 남구 쪽으로도 넓혀 균형개발을 추진키로 했다. 넓혀질 구역은 남산로 태화강전망대 일원 2만8천800㎡다.

특히 삼호대숲을 품고 있는 울산 남구청은 태화강 국가정원 확장에 따른 활용 효과, 고용효과와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도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에 때맞춰 서동욱 남구청장이 태화강 국가정원 내 남구 삼호지구에 ‘도심 속 철새 관광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혔고, 그런 내용의 인터뷰 기사(‘헬스 경향’, 2021.10.21)는 매우 시의적절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동욱 청장은 “도심 속 철새 보존은 매우 드문 사례”라며 “해마다 삼호지구에서 ‘버드페어’를 열어 이를 국내 최대의 철새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관점에서 울산시와 5개 구·군의 자연생태 환경에 관한 업무를 살펴봤다. 수확기 피해 방지단, 야생멧돼지 기동포획단, 수렵면허, 동물 보호, 자연환경 조사·보호, 희귀·멸종 위기·시 보호 야생생물 보호·관리·홍보, 생태계 교란 유해 동식물 관리, 철새(떼까마귀 등) 인식 전환 사업, 유해생물 피해 방지, 야생동물 구호 및 유해조수 구제, 생태관광, 태화강 생태관광 지정 육성, 생태관광 프로그램 연구 등이 그것이다. 그동안 떼까마귀와 백로 등 철새에 관한 업무는 주로 환경, 환경관리, 환경정책 등 ‘환경’과 관련된 부서를 중심으로 보아 오고 있다. 그러다 보니 ‘생태관광’에 대한 접근도 없진 않지만 주로 포획, 보호, 관리, 홍보 등 4가지가 중점업무를 이루고 있다. 지역 생태관광의 확대와 발전의 무게중심은 ‘현지화’에 있다.

2014년에 창립된 태화강생태관광협의회(이사장 박창현)가 지금까지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것도 지역 생태관광의 중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눈을 ‘생태관광’ 쪽으로 돌려야 한다. 떼까마귀와 백로 등 조류의 생태관광 활성화에 거는 기대가 그래서 크다. 이 기회에 관광과에 ‘철새관광계’ 또는 ‘떼까마귀 관광계’를 신설해 버드페어를 비롯한 철새 관광의 주제를 확대·발전시켰으면 한다. 그 실행의 중심에는 철새홍보관이 있다. 철새홍보관의 문화시설 확충 등에도 눈길을 돌릴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김성수 울산학춤보존회 고문·철새홍보관 관장·조류생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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