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물길 이야기] -27- 병영성, 걸으며 손자병법을 배우자
[울산 물길 이야기] -27- 병영성, 걸으며 손자병법을 배우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10.24 20: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떴다 떴다 비행기 날아라 날아라 높이 높이 날아라 우리 비행기… 병영성에서는 울산공항에 비행기가 뜨고 내려앉은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올해부터 울산 병영성 비행기 사진 공모전이 열렸다. 국내외 항공 관련 기업이 후원했다.

울산 병영성은 나지막하다. 탐방로가 있어 걷기 편하다. 병영성에 서면 확 트인 풍경이 다가온다. 한 마리 새가 되어 오르내리며 보는 듯하다(鳥瞰). 드론으로 경치를 보는 듯하다. 푸른 하늘이 배경이다.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난다. 무심하게 흘러간다.

먼저 울산의 북쪽이 펼쳐진다. 저만치 무룡산 등 산자락이 이어져 있다. 그다음 도심지가 놓여있다. 울산공항이 그대로 보인다. 청량리와 부산에 가는 중앙선 철길이 보인다. 경주에서 시작한 동천강이 유유히 태화강, 동해바다로 흘러간다. 동쪽으로 울산대교가 보인다. 현대자동차 등 산업시설이 연이어 있다. 동해바다로 이어진 경치이다. 이어서 중구, 남구의 도시 모습, 울주의 영남알프스 등 사방을 볼 수 있다.

‘언제부터 이곳에 성곽이 있었을까? 경상좌도의 병마절도사가 머물던 성으로, 조선 태종 17년(1417)에 쌓은 해발 45m 이하의 낮은 구릉을 이용해 골짜기를 두른 타원형의 성이다. 세종 때에 이르러 국방력 강화를 위해 성을 보호하고 공격력을 강화하기 위해 옹성·적대·해자 등 여러 방어시설을 설치했다.

남한산성이 2014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전국 곳곳에 세워진 산성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기원전 1000년 전부터 다른 부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 산에 성벽을 쌓기 시작했다. 싸움이 잦았던 삼국시대와 통일신라시대에 와서 절정을 이루었다. 한반도에만 모두 1천200여 개의 산성이 있다고 한다. 산성의 입지 조건은 위치, 규모, 거리, 사면 등 여러 가지다.

역사 공부 여행지로 사는 곳에서 가까운 산성을 찾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오늘날 산성은 역사의 체험터, 쉼터, 느낌터로 우리 생활 속에 들어와 있다. 성 둘레길을 걷고 성 마루에 올라 사방을 조망하는 맛은 그지없다.

도심 가까이 위치한 병영성이 그렇다. 2017년 병영성 축성 600주년 행사가 열렸다. 시민들이 병영성의 존재를 알았다. 활용가치가 많다는 것도 알았다. 해마다 꾸준히 지역의 문화유산인 병영성을 알리기 위한 문화 체험행사가 열리고 있다. 2018년 ‘병영성 봄. 봄. 봄’ 사업에서부터 현재는 ‘깨어나라 성곽도시’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전개되고 있다. ‘울산착한여행’이 마을 여행 ‘다 같이 돌자 병영성 한 바퀴’ 프로그램을 펼쳐 보였다.

병영성을 걷는다. 군사도시로서 울산의 역사가 궁금해진다. 왜구를 물리치는 병사들의 씩씩한 모습이 그려진다. 무과에 급제한 조선의 인재들이 근무했다. 무예와 병법 등 경서를 공부했다. 병법 중 최고의 병서인 손자병법은 ‘손자께서 말씀하셨다. 전쟁이란 나라의 중대사로 백성의 생사가 걸린 영역이요, 나라의 존망이 달린 것으로 살피지 않을 수 없다(孫子曰, 兵者, 國之大事, 死生之地, 存亡之道, 不可不察也)’로 시작된다.

동양고전인 손자병법을 시민과 관광객이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으면 한다. 이른바 ‘손자병법 알기(배우기)’ 프로그램이다. 손자병법의 명언·명구(名言·名句) 게시부터 손자병법 강의에 이르기까지 다양할 수 있다. 전쟁영화 상영, 전쟁 서적 비치 등… 무궁무진할 것이다.

태화강, 동해바다로 흘러가는 동천강을 바라보는 사이 손자병법의 ‘병형상수(兵形象水)’가 떠올랐다.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해야 함을 이르는 말이다. “무릇 군대의 모습은 물을 닮아야 한다. 물은 높은 곳을 피하고 낮은 곳으로 흐른다. 군대의 운용도 적의 실한 곳을 피하고, 약한 곳을 공격해야 한다. 물은 지형에 따라 흐름이 결정되고, 군대도 적의 상황에 따라 승리가 결정된다(夫兵形象水, 水之形, 避高而趨下, 兵之形, 避實而擊虛, 水因地而制流, 兵因敵而制勝,…故兵無常勢, 水無常形, 能因敵變化而取勝者, 謂之神, 故五行無常勝, 四時無常位, 日有短長, 月有死生) 손자병법(孫子兵法) 허실(虛實) 편.

윤원기 물 이야기꾼·시인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