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로운 사회를 위한 제언
정의로운 사회를 위한 제언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10.1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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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말하는 정의(正義, justice)란 무엇인가? 요즘 대선을 향한 정치판도가 온 국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왠지 정의와는 거리가 있는 것 같다. 

여당은 대선 후보를 뽑기 위한 긴 여정이 끝났음에도 과정과 절차를 비판하며 깨끗하지 못한 어쩔 수 없는 승복을 하고 야당 역시 진행과정이 그렇게 매끄럽지 못하게 진행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여당이던 야당이던 자기 당의 대선 후보를 뽑는데 이렇게 잡음이 많고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고 자신만이 정의롭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왜 이리 많은지 이래서야 어디 정의로운 대통령, 정의로운 국가가 될 것인지 의문이다.

원래 정의는 개인에게 적용되는 덕목으로 출발했다. 어떤 사람에 대해 “그는 참으로 정의로운 사람이야.”라고 한다면 우리는 개인적 덕목으로서 정의를 말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회가 점점 복잡해지고 사람들의 이해관계로 갈등이 커지면서 정의는 사회적 성격을 띠게 되었다. 그래서 오늘날 정의라고 하면 대부분 사회 정의를 가리킨다. 그러나 정의가 무엇인가에 대한 관점은 시대와 장소에 따라, 혹은 이념적 입장에 따라 다양하다.

롤스(Rawls, J. 1921 ~ 2002)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윤리학자이자 정치 철학자이다. 

롤스는 ‘정의론’을 통해 자유와 평등 사이에서 일어나는 이율배반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유주의의 틀 속에서 평등의 요구를 끌어안는 대안을 제시했다. 그가 제시한 대안의 골자는 정의의 원칙을 통해 공정성을 확보하고, 그 원칙을 따랐을 때 그 결과도 정의롭다는 것이다. 

그는 ‘평등한 자유의 원칙’과 ‘차등의 원칙’이라는 두 원칙을 바탕으로 정의의 원칙을 구체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플라톤(Platon)은 정의로운 도시국가가 받쳐주지 않으면 정의로운 시민이 있을 수 없지만, 역으로 정의로운 시민이 먼저 되지 않으면 정의로운 국가가 탄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실에선 정의로운 공동체를 이룩할 수는 없지만, 사람들을 정의롭게 대하다보면 정의로운 공동체에 사는 것처럼 할 수는 있다며 정치적 타락을 해결할 방법으로 개인의 윤리적 선(善)을 제시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취임사에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의 정의롭다고 했다. 

우리는 스스로 정의로운지 아니면 위선적인지 알 수 없지만, 작금에 많은 이들은 사회의 정의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정의로운 사회란 정의로운 시민 없이 이뤄질 수 없다는 진실에서 비롯한다. 사회 정의가 먼저인지, 아니면 정의로운 시민이 먼저인지, 둘 간의 관계는 늘 논쟁이 돼 왔다. 권력과 정의, 국가와 시민 간의 이 모순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는 아직도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정의롭지 못한 권력층이 많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대선후보 경선을 진행하면서 드러나는 여야 정치인들의 부정은 물론이고 기업들의 기막힌 부정과 부패는 힘없는 국민들을 더욱 슬프게 한다.

사회 곳곳에 깊이 뿌리박힌 부패와 부조리는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을 해(害)하고, 만인에게 평등한 법을 자신의 입장에서 해석하고 나아가 법 위에 군림하려 한다. 
정의롭지 못한 기업가들은 온갖 불법, 탈법을 통해 권력층과 어울려 부를 축척하려들고 권력층은 이를 이용해 자신의 배를 불리는 일에 소홀하지 않는다.

정의로운 사회로 가는 길을 가로막는 이러한 부정부패를 없애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야 할 때다. 이것이 정의(正義)를 바로 세우는 것이다.
시작과 과정, 결과까지 모두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정치권은 물론이고 기업과 국민까지도 올바름을 선택하는 일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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