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확보와 은행의 역할
유동성확보와 은행의 역할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05.2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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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가 고장 나거나, 살고 있는 집 지붕에 물이 샌다면? 이럴 때 현금이 급하게 필요할지도 모른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위기가 닥쳤을 때를 대비해 현금은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인생이란 자신이 다른 계획을 세울 때 일어나는 일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전혀 예상하지 못할 때 뭔가 목돈이 필요한 일이 반드시 일어난다. 좋은 일이건 나쁜 일이건 살다가 생기는 이처럼 예상치 못한 일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 현금을 갖고 있어야 한다.

우리가 보유해야 할 현금의 액수는 전적으로 자신이 매달 쓰는 비용과 자신의 소득 안정성에 달려있다. 첫째, 매달 돈을 얼마나 쓰는지 알아보자. 현금 보유량은 적어도 6개월은 쓸 수 있을 정도여야 한다. 12개월이면 더 좋다. 그러나 실제로 어느 정도 기간을 버틸 수 있는 현금이 좋은지는 각자 수입의 안정성에 달려 있다. 수입이 안정적일수록 개월 수가 줄어들 것이다.

부부가 모두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거나, 주 소득이 연금이라면, 현금을 적게 보유하고 있어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소득이 불확실한 사람들은 물론 오늘날과 같은 세계에 사는 사람들은 12개월 정도는 여유 있게 쓸 수 있는 현금을 보유해 놓는 게 훨씬 더 신중한 태도이다. 요점은, 어려운 시기를 헤쳐 나갈 만큼 현금 보유고를 충분히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충분한 수준으로만’ 현금을 보유하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그 이유는 현금 금리가 끔찍한 수준으로 낮기 때문이다.

일단 현금을 얼마나 보유할 지 결정했다면, 현금을 안전하게 갖고 있어야 하며, 언제라도 찾아 쓸 수 있게 돈을 유동화 시켜 놔야한다. 다만 실질금리 마이너스시대에 이제는 더 이상 은행의 역할이 고객의 돈을 벌어주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은행을 이용하는 목적은 3가지다. 첫째, 돈을 저축하기 위해서다. 둘째, 대출을 받기 위해서다. 셋째, 금융거래를 하기 위해서다. 이 문제를 생각해 보자. 월급을 받으면 뭘 할 것인가? 사람들은 월급을 은행에 넣어 두었다가 청구서들을 처리할 때 은행의 도움을 빌린다.

은행은 그런 거래를 처리해주는 곳일 뿐이다. 따라서 은행은 돈을 다른 장소로 이동시키는 와중에 현금을 잠시 맡겨두는 보관소 역할을 해줄 뿐이다. 예를 들어 새 집을 사려고 기존에 살던 집을 팔았다고 치자. 대부분 이사를 가기 전 몇 주나 몇 달 전에 기존에 살던 집을 판다. 이러는 동안에 기존의 집을 팔았던 돈으로 뭘 하는가? 그 돈으로 새 집 계약금을 내야하기 때문에 그 돈을 갖고 도박을 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물가상승률 수준의 금리를 주는 은행에 그 돈을 집어넣을 것이다.

따라서 은행은 물가상승률에 맞춰 우리의 돈을 지켜준다. 또한 은행들은 매우 높은 안전성을 유지하면서 이런 일을 아주 잘 해준다.

우리나라에서 은행을 활용하는 목적은 다음 4가지 용도로만 국한해야 한다.

첫째, 청약통장을 만들기 위해서다, 둘째, 저축을 통한 종자돈을 모으기 위해서다.

셋째, 대출을 받기 위해서다. 넷째, 금융거래를 하기 위해서다. 이 4가지용도 외에 ‘재테크’라는 용도로 은행을 이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저축을 장려하는 것은 국가적 차원에서 보면 마치 돈을 땅에 묻고 감가상각 되는 걸 바라보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분명한 사실은 과거와 달리 은행은 더 이상 투자를 위한 곳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재테크 측면에서 은행이 차지라는 ‘부수적인 역할’을 결코 외면 할 수는 없다. 바로 위에서 언급한 4가지용도 때문이다.

신규 분양 아파트에 청약을 하려면 반드시 은행의 청약통장을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계를 이용해서 일정한 목돈을 마련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은행은 종자돈을 마련하는데 분명 요긴한 곳이다. 또한 주택담보대출 등 자금을 대출받는데 은행만큼 편리하고 신뢰 할 만 곳도 없는 게 사실이다.

/ 김상인 한국재무설계 울산출장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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