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안 좋다
끝이 안 좋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1.29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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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합법적 선거에 의한 평화적 정권이양을 의연하게 처리하는 모습을 젊은이들에게 보여주면 대단한 모방학습(model learning)이 될 터인데 그만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한 때 지방색을 거론하며 그 지역 사람들은 끝이 안 좋다고 하였다. 지금 봉하 사람 하나가 끝을 안 좋게 하고 있다. 법적으로 어떻게 대통령직을 끝맺는 것이 옳고, ‘맞습니다. 맞고요’이고, 바람직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상식적 판단으로, 하다못해 유행가 가사를 따르더라도 ‘떠날 때는 말없이…’이다.

노(盧) 대통령이 노 프레지던트(no president)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스무날 조금 넘게 남았는데 아직도 대통령 월급 받고 있으니 ‘헛방’이라도 일을 해야 감사원에 걸리지 않는, 법관출신의 대통령다운 행태를 보이고 있다. 법대로의 원칙 때문에 김만복 원장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그래, 너희들 해 보아라’의 몽니를 부리고 있다.

대통령의 심복과 같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 국가 기밀을 사적으로 유출했는데, 이런 사람에게 중책을 맡긴 대통령인 내가 사람을 잘 못 본 것이라는 유감 표명도 없다. 그러고서 하는 일이 ‘인수위원의 정부조직 개편안이 참여정부의 철학과 맞지 않는다. 따라서…’라는 말을 던지는 것이다. 이 표현이 우리 젊은이들한테 어떤 국민 교육적 효과를 가져다줄지 생각도 하지 않고 다시 ‘법대로’이다. 정녕 법이 그렇다면 할 말이 없다.

이명박 당선자와 만나서 정권 이양에 협조하겠다고 하였다. 그 때 쌍꺼풀이 돋보일 만큼 웃었다. 정부조직 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서명하지 않겠다는 발표를 하려고 회견장에 들어오면서 다시 쌍꺼풀이 돋보이게 웃었다. 그가 어린 학생 때, 부잣집 아이의 책가방을 면도칼로 긋던 심보가 보이는 웃음이다.

교육학계의 석학 정법모(학술원 회원, 한림대 석좌 교수)는 우리 젊은이의 교육에 길러내야 할 덕목을 제시하며 그 중의 하나로 의연(毅然)함을 지적했다. 의연함은 웬만한 일에 끄덕하지 않는 묵직한 몸가짐과 담담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이것은 창의성, 정직성, 장인(匠人)정신과 더불어 우리 젊은이들이 세계화의 준비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합법적 선거에 의한 평화적 정권이양을 의연하게 처리하는 모습을 젊은이들에게 보여주면 대단한 모방학습(model learning)이 될 터인데 그만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여기에다 무슨 모택동식의 반면교사를 적용하려는 것은 구차한 변명에 불과하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비아냥거림을 너무 많이 하여 이제는 그만하자는 취지에서 벌금을 내고 비아냥거리라고 한다. 그래도 딱 하나 내기를 걸고 싶은 것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관광하러 그곳에 갈 것인가이다.

답은 두 사람, 문씨와 명씨라고 한다. 노무현 대통령 생가 일대 봉하 마을을 특별구역으로 조성하면서 국민의 세금 몇 백 억원을 쏟아 붓고 만드는 그곳에 문씨와 명씨가 가서 바다이야기를 할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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