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교통, 도시 경쟁력 한 축 담당하는 원동력
항공교통, 도시 경쟁력 한 축 담당하는 원동력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09.23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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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철호 울산시장이 뜬금없이 뱉은 울산공항 ‘폐항’을 주장하는 듯한 발언이 지역 여론을 들끓게 해 한 발 짝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했다. 그러나 그 논란이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추석을 2주 정도 앞둔 지난 9일 송 시장이 ‘울산 교통망 확충에 대한 종합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울산공항 폐항 문제를 거론하자 브리핑장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기자들마저 공항 문제, 그것도 ‘폐항’이 거론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던 터라 더욱 그랬다는 것이다.

송 시장은 브리핑 말미에서 “대구통합 신공항이 2028년, 가덕도 신공항이 2029년에 개항하면 울산은 30분∼1시간 거리에 2개 국제공항을 두게 된다”며 “(울산공항의) 불가능한 확장성과 지속적 경영적자를 고려할 때 미래 경쟁력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운을 뗐다.

이어 “1970년 개항 당시에는 시 외곽이었던 공항이 도시가 팽창함에 따라 현재는 도심 한가운데에 자리하게 돼 고도 제한 등 각종 규제로 도시 성장이 가로막혀 있다”며 “철도와 도로 등 광역교통망이 가시화하고 시민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울산공항 미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발언의 초점이 공항의 확장이나 이전이 아닌 ‘폐항’에 맞춰진 것이다.

이튿날 울산지역에서 발행되는 모든 신문의 1면 머릿글 제목이 ‘송 시장, 울산공항 폐지 공론화’로 도배됐다.

시민들은 폐항보다는 제도 개선을 통한 확장이나 이전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지역 상공계와 정치권도 이에 동조하는 것에서 확인된다.

야당의 반대는 차치하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울산공항은 울산이 산업수도로 성장하는데 기여했고, 신속하게 접근하고 이동할 수 있는 수단으로 교통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울산의 자부심이라고 논평했다.

그러면서 “편리성, 상징성 등 수많은 장점과 시민들의 유무형의 피해를 함께 내포하고 있는 울산공항의 미래에 대해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보아 공항 존치(이전 또는 확장)에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자 송 시장은 폐지 발언 일주일 만인 지난 16일 언론브리핑을 통해 진화에 나서 ”영남권 순환 철도를 포함한 모든 광역교통망이 완성됐을 때를 전제로 울산 교통의 한 축인 항공 교통편에 대한 미래를 다 함께 생각해보자는 취지로 제안한 것“이라며 “모든 가능성(확장·이전·폐항)을 열어놓고 논의하자”라며 전문 용역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추석 연휴가 끝난 오늘(23일)도 ‘울산공항 폐항’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추석 연휴 동안에도 이 이야기가 밥상머리에 꾸준히 올랐다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울산을 사랑하는 청년들이라는 단체는 회견에서 ”울산공항 폐항은 동북아 에너지 물류 중심도시를 지향하는 울산이 국제도시로 가는 관문을 스스로 없애 미래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틀린 이야기가 아니다.

이동 시간을 가장 단축할 수 있는 교통수단은 항공이다. 영남권 순환 철도를 포함한 모든 광역교통망의 완성에도 항공은 꼭 필요한 또 하나의 교통수단이다.

기업들이 비싼 땅값과 규제 때문에 울산에 공장을 짓지 못해 떠나고 있는 판에 교통수단마저 경쟁력이 없다면 있는 기업마저도 울산을 떠나게 하는 또 하나의 원인이 될까 우려된다. 항공교통이 도시 경쟁력의 한 축을 담당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박선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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