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왜 이래?”
“세상이 왜 이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09.13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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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만남도 영업도 안 되고 모든 삶이 헝클어져 어려울 때 가수 나훈아가 들고나온 ‘테스형’의 노랫말에 청중이 공감하고 호응한 적이 있었다. 요즘 뉴스를 보고 있으면 그의 노랫말 ‘세상이 왜 이래?’가 절로 나온다.

성범죄 등 전과 14범인 50대 남자가 15년형을 살고 출소한 지 얼마 안 돼 집에서 40대 여성을 살해한 뒤 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났다가 또다시 50대 여성을 차에서 살해하고 자수한 사건이 있었다. 그가 취재기자의 마이크까지 걷어차는 뻔뻔한 모습을 보면 왜 저런 인간을 풀어주어 사람을 둘씩이나 희생시키게 했는지 화가 난다.

생후 20개월 된 의붓딸을 성추행하고 잠을 안 자고 운다는 이유로 이불을 덮은 뒤 마구 때려 숨지게 하고 달아났다가 붙잡힌 20대 아버지도 있었다. 아무리 철이 없어도 인간이 어찌 그럴 수 있는지 어처구니없고, 무방비로 당하면서 두려움과 공포 속에 죽어갔을 아기를 생각하면 너무 가슴이 아프다.

언론중재법안의 국회 본회의 불상정이 국회의장 때문이라고 생각한 한 국회의원은 어른으로 모셔야 할 국회의장에게 ‘GSGG’라는 글을 올려 비난을 받자 욕이 아니라고 궤변을 늘어놓다가 결국 사과한 일도 있었다. 국회의원의 인격이 그 정도라면 어찌 국민의 존경을 받을 수 있겠는가?

101세 고령에도 건강하게 활동하는 김형석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가 최근 일본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 정부를 비판하자 ‘오래 사는 것이 위험하다’ ‘노화 현상이라면 딱한 일’ ‘자녀들이나 손자들 신경 좀 쓰시라’는 등 존경받는 어르신을 비하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비난받은 변호사도 있었다. 더욱 기가 막히는 것은 10대 남학생들이 시장에서 채소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60대 할머니에게 담배를 사 줄 건지 안 사 줄 건지 말하라며 꽃대로 여러 차례 머리를 때리는 장면을 킥킥거리며 영상으로 찍어 SNS에 올리는 패륜적인 모습이었다. 애, 어른, 지도층 할 것 없이 사람들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1천350만 명이 한꺼번에 투약할 수 있는 필로폰 404kg, 시가로 1조3천억 원대의 마약을 밀수한 일당이 세관에 적발되었다는 뉴스도 있었다. 국내 마약 밀수사건 중 최대 규모의 마약을 항공기 기계부품에 숨겨 들어왔다니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일이다. 어린이집 아동학대, 미성년자 성폭행, 사회 초년 여성을 숨지게 한 데이트 폭력 등 윤리·도덕도 양심도 없는 인간들이 세상을 너무도 어지럽히고 있다.

물론 이 세상에는 예의 바르고 윤리·도덕적이고 양심적인 훌륭한 분들이 훨씬 더 많겠지만, 우리 사회 곳곳을 좀먹게 하는 인간들이 너무나 많다. 교정시설의 교정제도에도 문제가 있는지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사람이 무고한 시민을 희생시키는 일도 꼬리를 문다.

“사람이 먼저”라던 대통령의 말처럼 모든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나라가 보호해 주어야 하는데 지금 우리나라는 사람이 제일 무서운 세상이다. 교육현장에서도 인권침해 신고를 당할까 봐 선생님들이 지식 전달 교육만 할 뿐 참된 인성교육을 외면하는 것도 문제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윤리·도덕·인성교육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고 ‘양심회복 범시민 운동’이라도 펼쳐야 할 판이다. 우리 스스로 윤리 도덕을 지면서 인격적·양심적으로 살아야 한다.

“늙은이를 꾸짖지 말고 권하되 아버지에게 하듯 하며 젊은이에게는 형제에게 하듯 하고 늙은 여자에게는 어머니에게 하듯 하며 젊은 여자에게는 온전히 깨끗함으로 자매에게 하듯 하라” (디모데전서 5장 1절)

유병곤 새울산교회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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