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겨운 울산 사투리로 지어낸 따뜻한 동시집
정겨운 울산 사투리로 지어낸 따뜻한 동시집
  • 김보은
  • 승인 2021.09.06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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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경 시인, 2년만에 사투리 동시집 ‘우끼가 배꼽 빠질라’ 발간… 4부 걸쳐 50여편 수록

 

정겨운 울산 사투리를 따뜻한 시어로 바꿔 2019년 사투리 동시집 ‘하늘만침 땅만침’을 선보였던 박해경 시인. 그가 2년여만에 배꼽이 빠질 것처럼 웃다가 행복해지는 새 사투리 동시집 ‘우끼가 배꼽 빠질라(책내음)’로 돌아왔다.

동시집에는 우리 주변에 있는 인물들이 할 법한 실감 나는 울산 사투리들이 이어진다.

표제작 ‘우끼가 배꼽 빠질라’에선 ‘에베레스트산’을 ‘엘리베이트산’이라고 말하는 할머니를 보고 “허 참/우끼가(웃겨서) 배꼽 빠질라카네”라고 말하는 할아버지, ‘자태’에선 돌아가신 할머니를 늘 자태(곁에) 두고 싶어 하는 엄마 등 한층더 깊은 삶의 흔적과 의미를 담아내는 사투리로 그려낸다.

뿐만 아니라 이번 동시집에는 최근 시인에게 ‘제18회 한국안데르센상 작품공모전’ 아동문학 창작동시 부문 최우수상을 안겨줬던 ‘버들나무 우듬지’가 실렸다. 당시 ‘버들나무 우듬지’는 심사위원들에게서 “시로서 그 의미가 깊은 시다. 우듬지는 나무가 새로 올라온 새순이다. 우듬지가 물속에 빠져 자기 몸을 물속에 감춰 물고기들이 피하기도 하고 또 쉬어가게 한다. 요즘처럼 어려울 때 품어주고 감싸주는 훈훈한 동시”라는 평가를 받았다.

해경 시인.
박해경 시인.

 

이외에도 동시집에는 ‘니 와 그라노?’, ‘농가 주다’, ‘공빼이’, ‘봉다리 선생님’ 등 전체 4부에 걸쳐 50여편의 사투리 동시가 수록됐다.

전병호 시인(아동문학가)은 “그의 동시가 울산이라는 지역성을 넘어 대한민국 사람이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삶의 보편적 진실을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의 동시를 읽으면 어렵고 힘든 삶 속에서 넘치는 밝은 에너지를 얻게 된다. 그것은 순전히 그의 긍정적 가치관에 크게 세례를 받기 때문일 것”이라며 “어린이는 물론 동심을 사랑하는 어른들에게도 그의 동시를 적극 권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박해경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혼자 지내는 시간 동안 주섬주섬 울산 사투리를 주워 담으며 보고 싶은 얼굴들을 떠올렸다. 힘들지만 모두 잘 지내고 있을 거라 믿으면서 울산 사투리를 조심스럽게 꺼내 동시집으로 엮었다”며 “읽고 우스워서 배꼽 빠질 정도로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이 가득하다”고 전했다.

울산 토박이인 박해경 시인은 2014년 ‘아동문예’ 동시 부문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아동문학가로 활동을 시작했다. 2017년 첫 동시집 ‘딱! 걸렸어’에 이어 2019년 올해의 좋은 동시집으로 선정된 ‘두레 밥상 내 얼굴’, 첫 울산 사투리 동시집 ‘하늘만침 땅만침’을 차례로 발표했다.

또 2018년 황순원 문학제 디카시 공모전 대상을 비롯해 각종 디카시 공모전에서 입상하고 이시향, 박동환 시인과 함께 디카시집 ‘삼詩세끼’를 출간하는 등 울산에서 디카시인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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