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회 울산 태화강 춤 페스티벌’
‘제25회 울산 태화강 춤 페스티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08.30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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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 27일(금) 태화강국가정원 ‘왕버들 마당’ 공연장에서 울산무용협회 주관 ‘제25회 울산 태화강 춤 페스티벌’ 공연이 있었다. 벌써 4반세기라 표현하는 25년째였다. 공연에 참여한 무용인은 20대∼30대 젊은 무용인들이 주축이었고, 공연 작품 역시 창작 현대무용이었다.

공연의 목적은 지역 젊은 춤꾼들의 창작활동 지원에 있었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방역지침인 마스크 착용, 객석 띄워 앉기, 타인과 1m 이상 거리 두기 등 사회적 거리 두기와 방역을 강화한 가운데 열렸다. 사)한국무용협회 울산광역시지회(지회장 박선영)가 주관하고 울산광역시, 사)한국무용협회가 후원했다.

1997년 이전만 하더라도 울산무용은 중년과 노년이 중심이 된 태평무, 살풀이, 장구춤 등 전통춤이 중심이었다. 시대는 젊은 춤꾼에 의한 창작 즉 현대무용의 필요성을 요구했다. 울산 무용협회는 그 시기의 정서에 맞는 시의적(時宜的) 사고와 미래 비전으로 고민했다. 그 결과 울산무용의 목적성과 지속성을 겨냥한 행동이 실천으로 옮겨졌다. 1997년 제1회 ‘젊은 춤꾼 페스티벌’이 탄생한 것이다.

목적과 방향은 분명했다. 젊은 춤꾼들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창작(創作=Creation)에 무게중심을 두었다. 25년 동안 지속성 있게 노력한 덕분에 많은 결과물이 나타났다. 그중 하나가 2002년(제11회), 2017년(제26회)에 전국무용제를 성공적으로 치른 일이었다.

또한, 무용인의 앞서가는 인식변화는 명칭 변경과 장소 이동이란 변화로 나타났다. 1997년 제1회 ‘젊은 춤꾼 페스티벌’로 출발한 무용 행사는 2000년부터 ‘젊은 춤꾼 창작 페스티벌(Young Dancer Creation Festival, 2000)’이라는 이름으로 행사의 목적인 창작성(創作性)을 부각했다. 그 후 2018년부터는 ‘한여름 밤의 춤 페스티벌’이란 이름을 쓰다가 2021년에는 다시 ‘울산태화강 춤 페스티벌’로 이름을 바꾸어 현재에 이르렀다.

장소도 변화의 과정을 거쳤다. 1997∼2000년에는 울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1회∼4회) 무대에서 공연했으나 2001년 제5회부터는 더 많은 시민과 함께 즐기기 위해 ‘찾아가는’ 무용 행사를 마련했다. 북구 정자 바닷가 특설무대, 태화강 야외 특설무대, 동구 일산해수욕장 특설무대와 같이 무대의 폭을 넓혀 가며 진행한 것이다. 그 결과 많은 시민이 매년 기다리며 함께 즐기는 무용 축제 마당으로 탈바꿈했다.

이번 행사에서 지회장은 ‘모시는 글’에서 “…앞으로 사)한국무용협회 울산광역시지회는 울산 태화강 춤 페스티벌이 세계적인 국제 춤 페스티벌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울산무용의 비전을 밝혀 필자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울산무용협회 회원들은 앞으로 ‘울산 태화강 춤 페스티벌’이 ‘울산 태화강 국제 춤 페스티벌’로 발전할 수 있도록 각자의 전문성을 더한층 심화시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박선영 지회장이 언급한 ‘울산 태화강 국제 춤 페스티벌’로 발전할 가능성과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본다. 그 이유는 울산이 신라 시대부터 처용과 계변쌍학 그리고 전화앵으로 이어지는 춤의 고장이기 때문이요, 조선 시대에 궁중 향악정재(鄕樂呈才)로 분류된 ‘학연화대처용무합설(鶴蓮花臺處容舞合設)’의 탄생 이야기가 전해지는 춤의 고장이기 때문이다.

사족 삼아 말하건대, 우리나라 전통춤의 중심사상인 벽사(闢邪)와 진경(進慶) 그리고 덕화(德華)의 사상이 하나로 녹아든 것은 계변(戒邊=신라 때 울산의 이름) 시대의 일이었다. 처용과 계변쌍학 그리고 전화앵의 전통 위에 젊은 춤꾼들의 창작력이 가미된 ‘울산 태화강 국제 춤 페스티벌’은 태화강국가정원과 함께 젊은 일꾼들을 울산으로 모여들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행히도 행사 당일 짓궂은 비는 공연 시간 내내 꾹 참아주다가 마지막 순서의 공연이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 큰소리까지 내며 세차게 내렸다. 빗속을 걸어 나오면서 2022년 행사를 머릿속에 그리는 순간 가슴이 어린아이처럼 설렌 것은 무슨 까닭에서였을까.

김성수 철새홍보관 관장, 조류생태학 박사, 울산학춤보존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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