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중인 ‘신3저’ 효과
소멸중인 ‘신3저’ 효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05.18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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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의 글로벌 경기 침체이후 갖가지 비관과 절망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금융시장 분위기는 사뭇 뜨겁다. 그중에서도 한국의 KOSPI지수는 여타 어느 나라보다도 강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애초의 우려와 달리 우리의 경쟁력 있는 수출기업들이 기대이상의 수출실적을 기록하면서 경기호전에 대한 기대감을 크게 살렸기 때문이다. 1분기 실적발표에서 대부분의 수출기업들의 실적은 기대이상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여주었다.

여기에는 외환위기 이후 지속적인 자구 노력으로 스스로의 체질을 강화시킨 우리 기업들의 강해진 체력덕분도 있지만 외부환경의 우호적인 변화도 한 몫을 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우리경제는 ‘신 3저’를 만났다. 국제적인 달러 부족 현상으로 원화가치가 급락하고 배럴당 200불을 이야기하던 유가는 경기침체 속에 급락했다.

여기에다 전 세계의 경제당국자들이 시장에 유동성을 적극적으로 공급하면서 금리도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수출의존도가 높고 원유 수입 규모가 큰 데다 차입이 많은 우리경제로선 불황이라는 것만 빼고는 더 이상 바랄나위 없는 좋은 여건이었다.

환율효과는 수출하는 기업들에게는 효과가 무척 컸다. 원화가치가 달러당 1400원대를 유지하면서 자동차와 전자 업종은 해외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였다. 원화로 환산한 수출액은 4월에도 10.2% 늘어 상승세를 3개월 연속 이어가게한 원동력이 되었다. 지난해 여름 배럴당 150달러 안팎까지 올랐던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대로 안정되면서 운송, 유통업체의 부담을 덜어 주었다. 덕분에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6.1%로 추락한 1분기에 한국경제가 0.1% 성장하며 마이너스터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외부여건이 바뀌고 있다. 올해 3월 2일 달러당 1570원까지 떨어졌던 원화가치는 이달 14일 1267.2원까지 상승했다. 2월 19일 배럴당 40.1달러에 거래됐던 두바이유는 13일 58.09달러까지 치솟았다. 단지 금리만이 정책당국의 판단에 의해 동결이 되면서 저금리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최근의 신3저 효과는 구조적으로 오래가기 어려운 여건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속도가 예상보다 무척 가파르다는 데 있다. 이러다 보니 최근 관련 업계가 대책을 마련하느라 부산하다. 자동차 업계는 환율효과 감소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자구적인 생산성향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일본, 중국 관광객의 급증으로 환율 특수효과를 누렸던 관광업계도 전전긍긍 하고 있는 것 같다. 또한 원화가치가 상승하면서 정유업계도 우려감을 표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를 비롯한 수출주력 기업들도 원화가치 상승으로 인한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 약화를 예상하고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 발표된 우리경제의 4월 산업활동동향지표를 보면 경기선행지수에 이어 경기동행지수까지 회복신호를 보내고 있어 본격적인 경기회복이 시작되는 거 아닌가 하는 안도의 한숨을 돌리게 한다.

그러나 아직은 멀고 먼 여정이 남아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외부여건을 유리하게 이용하는 현명한 지혜와 결단, 각고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그것만이 금융시장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시간을 하루라도 빨리 되찾는 길이다.

/ 김기석

대우증권 울산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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