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급식소
무료 급식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05.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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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적십자사 울산지사 무료급식소 운영을 맡은 것이 지난 2003년 2월부터 2005년까지 만2년을 넘게 운영하였다.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는 동안 더불어 함께하며, 많은 것을 나누고, 또 배우고 경험 한 것들이 정말 많았다.

나의 역할은 울산적십자사 봉사원 중 여성 봉사원들에게 매월 지정된 날짜에 와서 음식을 만들고 또 나누어주는 봉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며 전반적인 관리를 하는 일이다.

무료급식소를 방문하는 사람들 중에는 하루에 한 끼로 생활하는 사람이 많으므로 음식을 준비 할 때에는 충분한 양을 준비하는 건 기본이고, 그들에게 맞도록 매일 매일 다른 식단을 짜서 영양을 골고루 섭취 할 수 있도록 하였다.

내가 남자이기도 하지만 비전문가라 식단을 짤 때 부족한 것이 많았다.

하지만 영양의 기준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는 주저하지 않고 학교의 영양사에게 찾아가 도움을 청하였다. 처음에 주저 하던 영양사들도 자주 찾아가 여러 가지의 어려운 점과 내가 해결해야 할 사항들을 의논했더니, 나중에는 아주 편하게 설명을 해 주면서 자세하게 메모까지 해주었다. 그것도 모자라 어떤 영양사는 급식소 물품 중에서 조금 여유가 있는 일부를 주는 분들도 생겼다. 생물이라서 재고로 남겨 두는 것 보다는 필요한 곳에서 요긴하게 쓰여 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였으리라.

나는 그 사랑과 정성을 듬뿍 담아서 우리 급식소를 찾는 사람들에게 맛있게 조리하여 많은 사람들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도록 하였다.

자식 입에 맛있는 음식이 들어가는 것만 보아도 행복하다고 하신 옛날 어르신들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났다. 어찌 내 마음을 미리 알고 이렇게 잘 표현 하셨을까!

옛날 어르신의 마음과 나의 마음이 하나 다를 바가 없었다. 급식소에 방문하여 식사를 하는 모든 사람들이 배부르게 먹고 가는 것만을 보아도 정말 행복하였다. 비록 한 끼의 식사가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그 한 끼가 생명의 연장선상에 이어지는 끈이라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만하다.

꼭 그렇지 않더라도 한 끼의 식사가 그 누군가를 행복하게 하고 미소 짓게 하는 것이라면 그것도 무시할 수 없는 나눔과 배려의 시작이지 않을까? 그러기에 나는 그 한 끼를 준비하는데 정성을 조금도 늦추지 않는다.

매일 새벽5시에 일어나서 농수산물 도매시장으로 달려간다. 그 안의 경매시장은 열심히 새벽을 여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정말 고마운 일은 많은 경매인들이 이익을 남기지 않고 본인들의 수수료만 공제하고 바로 주기도 하였다. 또한 당신스스로는 하시지 못하지만 젊은이가 대단하다 하면서 어떤 할머니는 자신의 물품을 그냥 주시는 분들도 있었다.

주기적으로 채소를 주셨던 사일상회 아주머니는 정말 잊지 못할 고마운 분이다. 사람들 틈 속에 섞여서 기웃거리며 그날의 식단에 맞는 농수산물을 구하다 보면 어느새 아침이 나를 맞이한다. 이런 고마운 분들의 마음이 담겨있기에 조금이라도 소홀히 할 수 없었고, 정성을 다하여 음식을 만들며 방문자들에게 즐거운 마음으로 대접하였다. 항상 나와 내 자식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청결과 영양에 최선을 다하였다.

장애인이나 노숙자 등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찾아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곳 방문자들을 옹호 하거나 그들의 상황을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로 하여금 자생할 수 있는 교육이나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때 꼭 염두 해야 할 사항은 형식에 그쳐서는 안 되고 현실적으로 적합한 교육과 네트웍이 이루어져 사회인으로 활동 할 수 있도록 관심과 사랑이 연결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을 가져본다.

? 신용일 울산광역시 암관리 후원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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