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하는 삶이 아름답다⑩- 아내 덕에 이룬 백두대간 종주의 꿈
-도전하는 삶이 아름답다⑩- 아내 덕에 이룬 백두대간 종주의 꿈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08.16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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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마음을 다져 먹었다. ‘그래 내가 희생해서라도 이 학교가 새롭게 탄생할 수만 있다면 기꺼이 희생하겠다.’ 그런 각오로 강력한 드라이버를 걸기 시작했다.

불필요한 시스템은 과감히 개선하고 최고의 실습장을 구축하겠다는 일념으로 하루하루 바쁘게 생활했다. 그 덕분에 2019년 한 해 동안 엄청나게 많은 변화와 혁신을 가져왔다.

특히 ‘현장실무형 용접자세 구현 일체형 용접지그 및 작업대’ 개발로 쾌적하고 안전한 실습장을 구축할 수 있었고, 덤으로 약 4천만 원의 예산도 절감할 수 있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는 동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7. 백두대간에 사랑을 싣고

나는 평소 나에게 엄청나게 많은 투자를 하는 편이다. 히말라야 원정도 그렇고 대학원 입학도 그렇다. 그러나 지금까지 나를 믿고 살아온 아내에게는 특별히 해준 것이 없다는 생각이 늘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그러던 차에 2007년 1월 1일 백두대간 종주의 기회가 찾아왔다.

지리산 천왕봉에서 출발해 설악산 진부령까지 733km 남짓한 구간을 한 걸음 한 걸음씩 걸어야 하는 힘든 고행길이었다.

시작하는 첫해에 엄청나게 많은 시간과 경비를 투자했지만, 진도는 겨우 절반만 나갈 수 있었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회사 사정이 발목을 잡는 바람에 백두대간 완주의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야심 차게 시작한 백두대간 종주 프로젝트가 여기에서 막을 내리다니…. 참으로 허탈하기 짝이 없었다.

그러던 중 2016년에 찾아온 희망퇴직이 나에게는 새로운 모멘텀이 되었다. 주말마다 아내와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진 것이다. 그 덕에 2020년, 절반 수준에 머물렀던 백두대간 종주의 끈을 다시 이을 수 있었다. 닭목재와 진고개 구간 36km를 걷는 동안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도 서야 했지만, 꿋꿋하게 견디면서 나를 믿고 함께해준 아내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2020년 10월 9일, 드디어 백두대간의 종착역 진부령에 도착했다. 온갖 맘고생과 어려움을 참고 이겨낸 13년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절대 포기하지 않았기에 이룰 수 있었던 백두대간 종주의 꿈! 진부령에서 흘린 눈물은 그래서 더 값졌고 의미도 컸다. 지금은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체력관리도 할 겸 BAC 100대 명산 순례에 나서고 있다.

8. 새로운 그랜드슬램을 위하여

한반도의 여러 도시는 한강과 낙동강을 중심으로 개발되고 발전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백두대간 종주도 그 덕분에 걸어서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참모습을 알아보기 위해 이번에는 자전거로 그랜드슬램에 도전하기로 했다.

2020년 2월 14일, 인천행 버스에 자전거를 싣고 정동진의 정 반대편인 아라서해갑문에서 대한민국 국토 종주의 첫 페달을 밟았다. 한강과 낙동강을 지나 부산 을숙도 낙동강 하굿둑까지 3박 4일 만에 달릴 수 있었다.

국토 종주를 시작으로 4대강(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종주와 남한강, 북한강, 섬진강, 새재, 오천길, 동해안, 제주도 환상까지 약 1천817km를 완주하게 되었다. 국토 종주와 제주 환상 종주는 모든 것을 혼자서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다른 코스는 아내의 도움으로 무사히 달릴 수 있었고, 그랜드슬램의 목표도 그래서 이룰 수 있었다. ▷⑪ 마지막 편으로 이어짐

권순두 한국폴리텍대학 울산캠퍼스 산업설비자동화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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