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꾸라지 한마리’가 문제다
‘미꾸라지 한마리’가 문제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05.12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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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위원회, 자문기구, 협의회 등 관변 단체가 항상 말썽이다. 물론 전체가 그런 것은 아니고 소속원 중 한 둘이 꼭 문제를 일으킨다. 이런 ‘미꾸라지’들이 물을 흐리게 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은 관(官)으로부터 선택 받았다는 특권의식이 그 들을 그렇게 만들고 다음은 그 지위를 이용해 부조리를 저지르다 일을 그르친다. 오는 14일부터 시작되는 울산고래축제 추진위원회가 축제기간 동안 노점을 할 수 있도록 노점상들과 협약을 맺고 공탁금을 받는 등 탈법행위를 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번 태화강 둔치에서 시행되는 고래축제행사 주무처는 남구청이다. 따라서 축제추진위원회가 협약을 맺는다느니 공탁금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말썽이 생기자 추진위가 받았던 공탁금을 노점상 대표에게 돌려줬다니 도데체 무슨 말인가. 일단 지금까지 전개된 상황으로 미루어 두 가지 가설이 가능하다. 하나는 남구청의 말대로 추진위가 ‘구청과 논의없이 독단적으로 협약을 맺은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알고 있었는데 문제가 생기자 남구청이 추진위 측에 책임을 전가하는 경우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런 비리가 저질러졌다는 사실이고 그 책임에서 남구청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가 사무국장이라면 그의 선임에 남구청이 직, 간접적으로 개입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축제기간 동안 먹거리 장터에 대한 운영권을 지역 시민단체에게 주기로 했다는 점으로 미루어 남구청이 당초부터 노점상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닌듯하다. 그러나 이번 추제를 전국적 행사로 치르겠다며 단단히 벼르던 남구청이 ‘미꾸라지 한 마리’ 때문에 완전히 위신을 구긴 것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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