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순환사회를 위한 작은 시도와 실천
자원순환사회를 위한 작은 시도와 실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07.21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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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우한 봉쇄령 이후 펜데믹으로 발전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최근 전파력이 큰 델타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도 다시 강화되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코로나19의 완전 종식은 불가능하며 영원히 함께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일까, 미국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세계는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라고 주장한다.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로 나뉜다는 이야기다. 온라인을 활용한 비대면 문화의 확산이 세계화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지만, 비대면 문화로 인한 폐기물 배출행태 변화의 측면에서도 코로나19는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 같다.

플라스틱 폐기물의 증가는 코로나로 인한 가장 큰 변화 중의 하나다. 비대면 문화가 일상화되면서 음식 배달이나 온라인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났고, 그 결과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이 급증하고 있다. 환경부에 통계에 따르면 전국 단독주택에서 배출하는 폐플라스틱은 2019년(1월~8월) 1일 평균 744톤에서 2020년(1월~8월) 853톤으로 14.6% 증가했고, 포장·단열재로 사용되는 발포수지류도 100톤에서 117톤으로 16.8% 늘었다. 재활용 폐기물 전체(종이류, 플라스틱류, 비닐류, 발포수지류 등)를 놓고 봐도 1일 평균 2천394톤에서 2천809톤으로 17.3%가 증가했다.

이는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위생용품 품목별 생산실적 증감률’ 조사 결과와도 일치한다. 그중 가장 많이 증가한 품목은 일회용 포크로 전년보다 64.1% 늘었다. 그밖에 일회용 젓가락(60.5%), 일회용 이쑤시개(51.3%), 일회용 숟가락(25.2), 일회용 나이프(21.5%) 등 식품 유통 관련 품목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울산도 예외는 아니다. 울산지역 단독주택의 재활용 쓰레기는 2019년 1일 평균 67.5톤에서 2020년 72.4톤으로 약 7.2%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플라스틱·캔류가 59.4%로 가장 많이 증가했고, 그밖에 금속류(38.7%)와 종이류(25.5%)가 높게 나타났다. 다행스러운 것은 재활용품 증가율이 전국 평균(17.3%)보다 낮고, 재활용하지 못하고 버려지는 잔재물량도 과거 전체 수거량의 41.5%에서 31.7%로 18.3%나 감소했다는 것이다. 

코로나라는 악재 속에서 어떻게 이런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을까? 필자는 그 원인이 단독주택 재활용품 배출 방법을 비닐류와 비닐류 외 재활용품으로 구분한 것에 있다고 본다. 울산시는 2019년 4월부터 단독주택 비닐류는 별도 전용 그물망에 넣어 배출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그간 이물질을 포함한 비닐로 인해 다른 재활용품까지 오염돼 버려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사실 비닐류 전용 그물망이 도입된 첫해는 그 성과를 알기 어려웠다. 기초지자체 담당 공무원들에 따르면 배출방식이 바뀌었는데도 여전히 비닐류를 다른 재활용품과 혼합해 버리는 가정도 많았다고 한다. 결국 제도가 정착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비닐류 분리배출은 작지만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폐기물 관리 정책의 좋은 사례라고 생각된다. 작년 12월부터 공동주택은 투명 패트병을 따로 배출하고 있다. 올해 12월 25일부터는 단독주택까지 확대 시행된다. 분리배출의 중요성을 알리고 재활용률을 높이는 작지만 우수한 정책이라 생각된다. 또 단독주택 유리병류도 지난 5월 1일부터 따로 분리배출하고 있다. 수거 과정에서 깨지고 부서져 다른 재활용품까지 오염시키기 때문이다.

제도가 정착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작은 시도들이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그러니 조금 번거롭더라도 실천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한다.

김희종 울산연구원 시민행복연구실 연구위원·환경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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