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은 신뢰성이 있어야 한다
공공기관은 신뢰성이 있어야 한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05.11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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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행정을 불신하는 이유 중 하나는 행정기관 스스로가 제시한 약속을 쉽게 저버리기 때문이다. 필요할 때 감언이설로 반대여론을 잠재우다가 상황이 변하면 국가정책이란 점을 내세워 상대방을 압도하려는 시도가 문제인 셈이다. 그런 일례가 우리주변에서 벌어지고 있어 몹시 유감스럽다.

울주군 언양읍 구수리 대암마을 주민30여명이 수자원 공사의 ‘약속위반’을 문제 삼아 마을 인근 채석 적치장 입구에서 채석 운반차량의 출입을 가로막고 채석 반출중단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이유는 이렇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지난2007년 대암댐에서 수로공사를 했을 때 댐에서 나온 수많은 모래와 돌을 동네 인근에 쌓아뒀던 모양이다. 그런데 이 야적된 사석에서 흙, 모래 먼지가 날아와 생활에 큰 불편을 느낀 대암리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서자 당시 수자원공사는 이 사석으로 대암댐 제방아래 빈 공터를 메워 공원을 만들고 댐 입구에는 축구장을 건설해 주겠다는 조건을 제시해 주민들을 무마시켰다. 그런데 11일 울산시가 인근 언양읍 KTX 역세권 진입도로를 메우는데 이 사석을 반출해 사용하려 하자 이것은 원래 ‘공원 조성용’이라며 주민들이 반출을 저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수자원공사측은 이 사토가 일부 반출되면 당초 조성계획 공원 높이보다 5m가량 낮아질 뿐 공원조성 및 축구장 건설계획 자체는 변함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 일련의 사태를 분석해 보면 공공기관들이 국가정책이란 점을 앞세워 상대방을 무시하려 했던 흔적이 여실히 보인다. 울산시라도 이 사석을 반출하기 전에 주민들에게 사전 설명을 충분히 하고 그들을 납득시켰더라면 이런 불상사는 없었을 것이다. 마을 이장 몇 사람에게만 알리고 대충 넘어가려다 이 사단이 벌어진 것이라 보면 된다. 이렇게 행정이 지역민을 우습게 여기면 공기관이 국민들로부터 신뢰 얻기는 영 글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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