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테스트와 은행주
스트레스 테스트와 은행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05.11 21: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스트레스 테스트결과가 드디어 지난 주말 공개되었다. 스트레스 테스트란 미국 은행들의 건전성 테스트를 말한다.

즉, 작년의 금융위기로 미국 은행들의 금융시스템이 붕괴 혹은 일부 마비가 된 상황에서 이를 복원하기 위해 현재 은행들의 부실규모가 얼마인지 그리고 또한 회생을 시키기 위해서 얼마만큼의 자본금을 확충을 시켜야 하는지를 평가하는 테스트이다. 마치 이 결과에 따라 금융시장이 요동을 칠 것처럼 이야기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결과는 나쁘지 않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대상 은행 19개 가운데 10개 은행에 대해 총 746억달러의 자본 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치는 시장의 애초의 예상치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는 지금의 금융이기를 최종 봉합하기 위한 사실상의 마지막 카드라 볼 수 있다. 금융시스템을 복원하는 과정은 부실자산을 처리하는 것과 자본을 확충하는 두 단계로 구성된다. 전자가 지난 3월 23일에 발표되었던 민관합동 부실자산 처리 프로그램(PPIP)이라면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가 그 후자에 해당된다.

금융위기를 치유하기 위한 사실상의 마지막 정책이라는 점에서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는 장기적으로는 분명 긍정적인 사안이다. 또 그 결과를 앞두고 그 동안 워낙 말들이 많았던 탓에 결과가 공개된 것만으로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효과를 동시에 지닌다.

최근 주식시장은 여전히 강세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KOSPI는 지난주에도 연중 최고치와 1400선을 돌파했다. 시장 전반적인 상황은 경기, 실적, 수급, 재료 등이 모두 긍정적인 모멘텀을 보내고 있어 악재를 찾아 보기 힘들 정도가 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현금을 들고 주식을 매수하고자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기다리는 조정이 오지 않는 것 아닌가 하는 조바심마저 생기고 있다.

그중에서도 금융주 특히 은행주들의 주가가 예전같지 않다. 뜨겁다는 생각이다. 5월 들어 은행 업종지수는 무려 20%가 넘는 상승을 보이고 있다. 어떤 업종보다 강한 상승흐름이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우선 낙폭이 가장 컸다는 점이다. 작년 금융위기의 가장 큰 주범이 은행과 글로벌 투자은행들 이었고 그러다 시장에서 낙폭이 가장 두드러졌던 것은 당연한 논리다. 거기다가 금융위기의 아수라장 속에서도 우리 은행들은 비교적 건전한 영업실적과 재무상황을 유지해냈다.

물론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과거 외환위기 때의 호된 경험과 적극적인 자구노력의 결과가 좋은 약이 된 듯 하다. 동시에 관계당국의 적절한 정책적 조치 역시 효과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공개되고 있는 은행들의 성적표에서도 이런 효과들이 잘 나타나고 있다. 올해 초에만 해도 대부분 은행들이 1분기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되었지만 그렇지 않다.

KB금융이 238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고, 우리금융과 신한지주는 각각 1623억원, 1181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빅 4가운데 하나금융만 적자를 냈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번에 발표된 스트레스테스트 결과가 글로벌 시장입장에서 은행주에 대한 긍정적 모멘텀을 제공했다면 우리 은행들의 양호한 실적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주가상승으로 연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김기석 대우증권 울산지점장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