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배정 불만 많지만
고교 배정 불만 많지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1.28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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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나 자기하기 나름이다’란 말이 바로 그 것이다. 교육에 관한 한 민주적 절차에 의한 결정은 존중돼야 하며 그것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자세가 성숙된 민주시민의 모습이다.
지난 25일 실시 된 울산 지역 인문계고 배정에서 원거리 소재 고등학교로 결정된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고 한다.

특히 거주지가 시내 지역인 학생이 울주군 지역 고교로 배정된 경우 “불만이 있는 학생들 끼리 맞바꾸기를 하면 안 되느냐?”는 요구가 교육청에 들어 온 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런 불만과 항의는 고교 배정 추첨이 끝나면 매년 되풀이 돼 온 문제점들 이지만 지금까지 모두가 만족할 만한 대책을 찾지 못했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물론 학생의 학교 선택권 확대다.

그러나 현행 추첨 할당 배정방식에서 선택권 우선 방식으로 전환 될 경우, 학교 중심 배정 비율이 낮아지고 시근교 지역 고교나 비 선호 대상 고등학교의 정원 미달 상태가 벌어 질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고등학교 배정 후 번번이 일어나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은 개인적 이기심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학생의 지원 희망고교를 3지망 까지 허용하고 추첨을 통해 배정하는 현 제도는 완벽한 수준은 아니라 할지라도 전국적으로 통용되고 있고 대부분 학생, 학부모들이 수긍하고 있는 제도다.

공정한 처리 과정을 거쳐 다수가 인정하고 시행해 온 규칙을 개인적 욕심 때문에 부인하는 것은 최소한의 민주적 원칙을 무시하는 처사다. 학년이 바뀔 때 좌석 배정을 두고 초등학생들은 ‘제비뽑기’ 방식을 택한다. 앉고 싶은 자리에 배치되지 않아도 추첨의 결과를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청소 구역을 정할 때도 가위, 바위, 보로 결정한다. 가장 기피하는 화장실 청소가 배정돼도 두 말 없이 원칙을 따른다. 주어 진 조건이 모두에게 만족을 줄 수 없을 때 민주적, 합법적 절차에 의한 추첨이란 방법을 쓰는 것이다.

거주 지역과 가까운 학교에 배정되기를 바라고 대학 진학률이 높다고 알려 진 고교에 입학 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똑 같다.

주어 진 절차에 의해 원거리 지역 학교에 배정됐다면 수긍하고 인정할 일이지 무조건 거부하고 항의하는 행태는 부자연스럽다. 본인이 원치 않는 학교에 추첨 됐어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다수의 질서 의식을 위해서라도 그런 행동은 삼가는 것이 옳다.

한 때 기피 대상 이었다는 기억으로 시 외곽지대 소재 고교에 대해 아직도 학력이 낮고 대학 진학률도 높지 않을 것이란 막연한 추측도 잘못이다.

시내 중심지역에서 조금 벗어 난 남구 선암동 모 여자고교는 타 학교에 비해 학력과 진학률이 두드러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평준화 시절 상대적으로 소외 돼 있던 이 학교는 교사, 학생들의 노력으로 지금은 다른 학교의 선망의 대상이 돼 있다.

반면에 한 때 명문 고교로 통했던 학교들이 평준화 이 후 에도 명성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역경 속에서 성공한 사례를 언급 할 때 우리 선조들이 즐겨 쓰던 말이 있다.

「어디서나 자기하기 나름이다」란 말이 바로 그것이다. 교육에 관한 한 민주적 절차에 의한 결정은 존중돼야 하며 그 것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자세가 성숙된 민주시민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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