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적 책무 ‘세울’
기업의 사회적 책무 ‘세울’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05.10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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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9월 30일 당시 국제올림픽 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사마란치의 어설픈 서울이라는 발음이 한밤 중, 숨죽여 텔레비전을 지켜보던 모든 국민들을 환호하게 만들었다. 바로 88서울 올림픽개최가 결정된 순간이었다.

당시 국제올림픽 위원회 총회가 열리고 있던 서독의 바덴바덴에서의 이 한마디는 승리를 기정사실화 하고 대회준비에 착수하면서 자축 입간판과 플래카드를 시내곳곳에 설치하는 등 들뜬 분위기였던 일본의 나고야를 망연자실하게 만들었음을 물론이다.

일본의 개최지 최종 결정을 이미 타전해 두었던 세계 유수의 언론 기관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텔레비전은 개최지 확정 발표와 동시에 두 팔을 치켜들며 환호하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모습도 반복해서 보여 주었다.

이는 현대그룹이 이 올림픽개최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상징적인 모습이었다.

다시 2002년 한일월드컵 역시 일본이 아시아 최초의 개최지로 결정된 듯한 분위기였지만 역시 현대그룹을 배경으로 한 정몽준 전 축구협회장의 노력으로 한국쪽으로 분위기가 기울었다.

승리의 기쁨을 미리 즐기던 일본은 막판에 다급해진 상황을 깨닫고는 힘든 로비 끝에 공동개최라는 사상초유의 변칙적 개최지 결정을 얻어내는데 만족해야 했다.

해마다 많은 한국인들이 세계 최대의 박물관인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을 찾고 있다. 하지만 엄청난 수의 방문객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로만 따진다면 얼마 되지 않는 방문객 수다.

그런데 지금 세계최대의 그 박물관에는 한국어 안내도와 함께 한국어 오디오 해설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다.

오디오 해설 서비스는 대한항공이 루브르 박물관의 커다란 스폰서를 맡으면서 이루어진 것이다. 방문객 수로만 따진다면 이루어질 수 없는 서비스지만 기업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이익을 환원하는 차원에서 끈질긴 노력을 한 결과 이루어낸 쾌거였다.

대한항공은 이 루브르뿐만 아니라 영국 런던의 대영박물관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쥐 박물관에도 막대한 비용을 들여 한국어 음성 서비스를 하도록 하였다. 루브르의 한글 안내도는 삼성전자가 역시 많은 비용과 노력 끝에 만들어 배포하고 있는 것이다.

88올림픽과 2002월드컵을 유치한 현대와 더불어 온 국민의 박수갈채를 받아 마땅하다.

우리 울산에도 공업도시, 공해 도시라는 칙칙한 이미지를 걷어내는 기폭제를 만든 기업이 있다.

국내 최대의 정유사인 SK에너지가 수년 전 거액을 들여서 울산 대공원을 조성하여 푸른 친환경 도시로 거듭나도록 한 것이 그것이다.

최근에는 경남은행이 많은 비용을 부담하여 남구와 중구의 십리대밭을 연결하는 십리대밭교를 놓았다.

특히 요즘 그들 “패밀리” 보스의 말대로 “깜도 안 되는” 태광인가 무언가 하는 기업이 나라의 근간을 흔드는 것과 비교해 보면 더더욱 칭송 받아야할 기업 처신의 모범 사례이다.

조수영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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