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일감 나누기
현대차의 일감 나누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05.07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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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자동차 노사가 공장간 물량조정에 합의한지 한 달여 만에 일감 나누기를 시작했다. 울산3공장에서만 생산하던 아반떼를 대형레저용 차량 생산공장인 2공장에서도 만들어 소형차 공급확대가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그 동안 아반떼와 i30을 생산하는 3공장은 평일 주·야간 잔업근무와 휴일특근을 해도 연간 39만대 이상은 생산할 수 없어 48만대 수출수요를 채우지 못했었다. 이번 2,3공장의 아반떼 혼류생산으로 이 문제가 해결돼 현대차는 9만대 가량의 수출물량 확보가 가능해 졌다고 한다.

지금 세계 주요 자동차시장은 경기불황으로 값이 싸고 경비가 적게 드는 소형차 판매위주로 흘러가고 있다. 이런 탓에 해외 유명 자동차회사들 조차 소형차 위주의 생산 체제로 전환하고 있는 중이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그 동안 소형차 생산, 판매를 주로 해왔기 때문에 지금의 경제위기가 오히려 기회로 역이용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세계 주요 자동차 회사들이 문을 닫느냐 마느냐 하는 순간에 소형차 아반떼 수출물량이 밀려 있다는 사실은 하늘이 내린 축복인 것이다.

이런 기회를 이용해 생산라인에 구애받지 않고 소형차를 만들어 해외수출에 충당한다면 국가적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개인적 입장에서도 크게 유익할 것임에 틀림없다. 지난 연말 잔업이 없어지면서 다른 공장 근로자와 100여 만원의 임금 격차를 보였던 2공장 근로자들이 당장 이 달부터 월 평균 40만원 이상의 수당을 더 받게 된다고 한다. 근무시간도 10+10 체제로 돌렸고 아반떼 주문량이 밀릴 경우 주말 특근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노·노, 노·사 상생 분위기는 진작 조성됐어야 한다. 그랬으면 좀 더 많은 한국 소형차들이 현재 해외에서 판매되고 있을 지도 모른다. 물량이 넘쳐, 남는 것을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진작부터 근로자들이 공평하게 일감을 나눠 갖는 모습을 보였으면 더 좋았을 것이란 미련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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