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경륜도 패기도 필요하다
정치는 경륜도 패기도 필요하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06.24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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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자에 들어 정치권에서는 젊은 세대의 등장이 주목받고 있다. 소위 2030세대들의 환심을 사려는 정치권의 움직임에 야당에서는 30대 당대표가 선출되고 청와대는 20대를 1급 비서관에 기용하는 등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지금까지 정치인의 등장배경을 보면 진보진영은 학창 시절 위수김동(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 친지김동(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 동지)을?외치다 국보법으로 옥고를 치루거나 시민운동으로 어려움을 자처하는 등 모두가 운동권, 사회활동가로 살다가 진보진영의 정치인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보수진영은 지역 토호세력이거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부모 음덕으로 유학을 다녀온 귀공자이거나, 고시 패스하여 판검사·변호사로 소일하다?입문하는 것이 기본 코스처럼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이러한 각 진영의 정치입문 과정에도 이제는 많은 변화를 보이면서 진영 입문의 틀도 많이 바뀌고 있다.

정치 성향을 보면 진보의 성공집권 아젠다는 환경, 노동, 인권이었고 보수의 성공 집권의 아젠다는 안보, 시장경제, 교육이 중점이었다.

우리의 정치사를 보면 정권의 창출 초기에는 상당수의 젊은 정치인들의 기용이 많지만 시간이 갈수록 경륜이 많은 정치인들이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5·16 군사정변으로 권력을 잡은 박정희 정권 국가재건최고회의가 발표한 초기 내각을 보면 대부분이 40대이다. 1명이 50대이고 30대도 3명이나 있다. 이는 장면 정부 시절에 비해 20년이나 젊어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어 12·12 군사반란과 5·17 내란으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 대통령의 초기 내각도 대부분 4∼50대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과거 정권 초기에는 젊은 인재를 기용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고령화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인 반면 최근에서 젊은 인재 기용이 확산되고 있다. 현역 정치인들도 꼰대라는 소리를 듣기 싫고 젊은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젊은이들의 행동을 따라하는 정치인들이 늘고 있다. 정치인들의 젊은이 따라 하기는 2030세대들의 표심을 향한 애절한 구걸인지도 모른다.

최근의 젊은 인재 등용의 대표 주자는 국민의 힘 이준석 대표와 청와대 박성민 비서관이다.

이준석 대표는 2030세대의 지지와 열풍을 타고 당대표에 당선됐고 박성민 비서관은 청와대가 임명한 인물이다.

청와대는 1996년 생으로 현재 대학생인 박 비서관을 현안에 대해 본인의 의견을 소신 있게 제기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주의 깊게 경청하는 균형감 있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준석 대표 선출로 국민의 힘 지지율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상승 가도를 달리는 등 효과를 톡톡히 보자 청와대가 맞불 성격으로 박 비서관을 임명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젊은 정치인의 등장사례를 보면 오스트리아의 총리인 1986년생 제바스티안 쿠루츠는 31세에 총리에 당선됐고, 프랑스의 1977년생 마크롱 대통령도 30대 중반에 산업부장관과 당수를 거처 39세에 대통령이 됐다, 캐나다의 쥐스탱 튀르도 총리, 뉴질랜드의 저신 디아던도 40대 초반에 총리가 되어 국가를 경영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우리나라도 대통령에 출마할 수 있는 피선거권을 현행 40세 기준에서 낮추자는 개헌요청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하면 인기에 몰두해서 젊은이만을 고집한다는 것은 잘못이다. 정치는 경륜도 중요하고 패기도 중요하다. 시대정신을 읽을 수 있고 국민을 리드할 수 있는 정치적 지도자가 더욱 절실하다.

이주복 편집이사·경영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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