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하는 삶이 아름답다 ①
도전하는 삶이 아름답다 ①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06.14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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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의 최종학력은 중졸

시골이라기보다도 ‘깡촌’이라고 해야 할 법한 경북 청도에서 3남 3녀 중 5번째로 세상에 태어나 초등학교 1학년을 마치고 2학년 때 경주 산내 감산이라는 작은 동네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형님께서 초대형 산불을 내는 바람에 모든 재산 다 날렸다고 한다.

감산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면 소재지에 있는 산내중학교를 다녔는데 버스를 타거나 때로는 산을 넘어 걸어서 다니기도 하였다. 나중에 아버지께서 사주신 자전거를 타고 먼지가 풀풀 날리는 비포장도로를 달리면서 중학교 3년을 다녔다.

나의 문교부 학력은 여기서 끝이다. 사실 3남 3녀 중 문교부 혜택을 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형님은 중학교 졸업, 큰누나는 초등학교 졸업, 둘째 누나와 셋째 누나는 중학교 졸업, 동생도 중학교 졸업(나중에 방통고 졸업)이다.

가정형편이 여의치 않은 터라 고등학교 진학은 꿈에도 생각 못 하던 시절, 한 가닥 희망의 불빛이 보였다. 부산에 계시는 아제가 부산 동래 온천장에 있는 한독부산직업훈련원이란 곳이 있는데 대한민국 최초로 독일의 직업교육과정을 도입해서 교육하는 곳이라면서 한번 도전해보지 않겠냐고 하였다.

난 주저 없이 엄마 손을 잡고 한독부산직업훈련원에 원서를 넣었다. 여러 개 과가 있었는데 솔직히 말하면 일단 합격을 해야 했기에 경쟁률이 제일 낮은 용접배관과에 원서를 넣기로 했다.

서류심사와 면접을 통과하고 고대했던 한독부산직업훈련원에서 체계적인 기술을 배울 수가 있었다. 훌륭하고 패기 넘치는 선생님들의 지도와 나의 도전과 열정이 융합되어 새로운 돌파구를 헤쳐 나갈 아이템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름하여 기능올림픽 선수가 되는 것이었다. 정상적인 학과 수업을 마치고 2주일 동안 선배님들이 야간훈련하는 곳에 가서 도학을 하였다. 솔직히 처음 가스용접을 하는 장면을 보았을 때 완전히 넋이 나간 사람처럼 한참을 쳐다보았는데, 한마디로 말해서 완전 예술 그 자체였다.

그래 바로 저것이다, 나도 저것을 해야겠다는 굳은 각오로 2주 동안 도학을 하게 된 것이다. 2주일 뒤 기능올림픽 담당 선생님을 찾아가서 선생님 저도 가스용접 기능올림픽 선수가 정말로 하고 싶다고 하였더니, 선생님께서 날 보고 가스용접 해본 경험이 있냐고 하면서 나더러 한번 해보라고 하셨다.

나에게 찾아온 첫 번째 절호의 기회이다 싶어 그동안 어깨너머로 보고 배운 것을 기반으로 해서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였더니 선생님께서는 “짜식 제법 하는데” 하시면서 “내일부터 선배들 뒷바라지하면서 기술을 연마하라”고 말씀하셨다. 그때 그 기분은 완전히 하늘을 날아갈 듯이 기뻤다.

학교의 정상수업을 마치고 6시부터 10시까지 강도 높은 훈련을 한 결과 84년 4월 21일에 부산지방기능경기대회 가스용접 직종에서 금메달을 수상하게 되었고, 훗날 그날이 현대중공업 입사일이 되기도 하였다. 다시 말해 한독부산직업훈련원 3학년 때 현대중공업에 특채로 입사하는 행운을 가지게 된 것이다. 3학년 때 전국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하여 그다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3년 동안 정들었던 한독부산직업훈련원의 문을 나서게 되었다.

▷②편으로 이어짐

※ 본보는 불굴의 의지로 ‘용접 분야의 그랜드슬램’ 꿈을 이룬 권순두 한국폴리텍대학 울산캠퍼스 교수의 입지전적 인생 수기를 10여 차례에 걸쳐 나눠 싣는다. -편집자 붙임.

권순두 한국폴리텍대학 울산캠퍼스 설비자동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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