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기 운동’ 차근차근 준비해야
‘자전거 타기 운동’ 차근차근 준비해야
  • 김기열 기자
  • 승인 2009.05.05 20: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계속된 경기불황과 고유가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자전거로 출·퇴근하거나 건강을 위해 운동삼아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도 늘어나는 등 자전거 타기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주에는 ‘두 바퀴로 하나되는 대한민국’이란 슬로건 아래 녹색성장과 건강한 자전거문화 확산을 위한 자전거 전국투어와 지역별 자전거축제가 함께하는 ‘제1회 대한민국자전거 축전’이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

여기에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자전거 생산과 전용도로 개설 등 선심성이 다분한 각종 공약을 내 놓자 자전거관련 주식까지 오르는 등 말 그대로 자전거 붐을 타고 있다.

울산시도 이 같은 분위기에 편승해 ‘저탄소 녹색성장’도시 울산 조성과 자전거 타기 생활화 홍보를 위해 자전거 홍보단을 구성해 자전거 타기 운동에 적극 앞장서고 있다.

또한 경찰도 ‘자전거 순찰대’를 발대하고 5월부터 본격적인 순찰과 치안 활동에 들어가는 등 자전거가 한층 더 시민들에게 친숙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자전거 축제 분위기속에서 냉정하게 현실을 한번 직시해 보면 너무 앞서가고 있다는 걱정이 든다.

먼저 자전거 전용도로 부족으로 자전거를 이용하는 많은 시민들이 일반도로로 내몰리다 시피 해 교통사고의 위험에 노출돼 있으며, 부족한 자전거 거치대로 인해 도난과 분실을 걱정해야 하는 등 자전거 인프라 부족으로 각종 불편을 겪고 있는 현실이다.

이밖에도 자전거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전담부서는 둘째 치더라도 공무원조차 2명에 불과한데다 여러 가지 업무를 함께 담당하고 있어 제대로 된 자전거 정책을 마련하고 이를 관리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울산에서 자전거를 안전하게 타려면 태화강변이나 울산대공원에 가야만 하는 지금의 현실은 아직까지 자전거로 출퇴근 하거나 안전하게 타고 즐기기에는 준비가 미흡하다.

따라서 지금은 선심성 공약과 거창한 구호보다는 시민들이 자전거를 편하게 탈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작은 준비부터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주요 관공서와 자전거 전용도로, 일반도로 등에 자전거 보관대와 거치대를 설치하고 자전거 전용도로를 조금씩 늘려 나가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하며, 특히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자전거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전담부서의 설치다.

이미 자전거 타기와 정책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 일부 지자체에서는 자전거 전담부서를 적극 운영하면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울산도 거창한 구호와 시민들에게 보여는 정책만 앞세울 것이 아니라 자전거 전담부서를 설치해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내실 있게 준비해 나가는 것만이 녹색도시를 만드는 지름길임을 알아야 한다.

/ 김기열 기자 편집국 사회부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