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을 가정의 날로
어린이날을 가정의 날로
  • 이주복 기자
  • 승인 2009.05.05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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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사람은 방정환 선생이다.

어린이들에게 “이노무 자식 저노무 자식” 이라고 하거나 “애자식”이라고 부르지 말고 우리아이들에게도 “어린이”라고 높여 부르자고 했으며 아이들은 이 나라의 보배이기 때문에 마구 때리지 말고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어른들이 희망을 줍시다! 라는 의미로 “어린이”라는 단어가 나왔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첫 번째 어린이날은 1923년 5월 1일이다. 방정환, 마해송, 윤극영 등이 주축이 된 (색동회)가 5월1일을 어린이 날로 정했다가 일제의 방해와 감시로 기념식이 금지, 어린이날이 폐지됐다.

그러나 해방 이듬해 1946년 5월 첫째 일요일을 어린이 날로 정했는데 그날이 5월5일이며 1975년에 5월5일을 정식 공휴일로 지정하게 된 것이 우리나라의 어린이 날이다.

어린이들을 아끼고 희망을 주기 위해 제정된 어린이날이 오늘날에는 너무 남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진정한 어린이날의 의미를 망각하고 어린이를 위한 날인지 어른을 위한 날인지 구분이 안 된다.

울산대공원에서 거창하게 열린 어린이날 행사에는 어린이보다 어른들이 더 많았다.

모처럼 엄마, 아빠와 함께 나들이를 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오랜만에 어린이와 함께 나들이를 했다면 어른들은 모범을 보여야 한다.

어린이를 태우고 행사장을 찾은 어른들은 자식들이 보는 앞에서 도로에 불법주차를 해 놓고 행사장에 그냥 들어가 버렸다.

어린이들은 학교에서 분명 불법주차를 해서는 안 되며 질서를 지켜야 한다고 배웠을 것이다.

이 모습을 본 어린이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학교에서 배운 질서교육이 틀렸는가 하고 의심할 것이고 급하고 불편하면 질서를 지키지 않아도 되는가? 착각할 것이다.

어린이날 어린이 앞에서 불법을 자행한 어른들의 행태는 어떤 이유에서도 용서될 수 없다.

어린이날, 이들에게 고가의 장난감이나 많은 용돈을 주고 맛있는 음식을 차려준다고 어린이날을 맞는 어른들의 책무를 다한 것일까.

아침 라디오 방송에서 어린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어른들이 담배 피우는 것, 술 마시고 비틀거리는 것, 밤늦게 텔레비전을 보는 것 등이라는 것을 들었다.

심지어 어떤 어린이는 “아빠가 방안에서 담배를 피우시는데 질식할 것 같았다”는 말을 해 충격을 받았다.

어른들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어린이날을 맞아 자식들에게 가장 큰 선물은 어린이들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어른들이 술과 담배를 끓고 텔레비전을 일찍 끄고 가정의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이것이 어린이를 위한 가장 쉽고도 올바른 것이 아닐까. 어린이날이라고 하루 종일 행사장을 돌아다니고 맛나는 것 사줘도 이들이 기억하는 것은 단 하가지 엄마, 아빠와 함께 나들이 갔다는 사실 뿐일 것이다.

오늘하루 가족들이 함께하는 가정의 날로 만들어 우리 어린이가 무엇을 원하고 어떤 고민을 갖고 있는지 충분한 대화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어떨지.

비록 어린이날이 지나도 상관없다. 가정 큰 사랑과 교육은 관심이다. 내 자식에 대한 관심, 내 이웃에 대한 관심이 모두를 사랑하게 만든다.

어린이날을 맞아 다시 한 번 관심을 갖고 가족을 사랑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 이주복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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