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순환가게’를 아시나요?
‘자원순환가게’를 아시나요?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05.23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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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재활용쓰레기가 국내 재활용업체의 처리용량을 초과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재활용쓰레기 대란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가정에서 분리배출한 재활용쓰레기 중 많게는 50% 정도가 분리선별 과정에서 재활용되지 못하고 잔재물로 버려지고 있다. 시민들의 잘못된 분리배출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한 실정이다. 시민 스스로가 친환경 제품을 선별해 사용하고, 생활 속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는 ‘제로 웨이스트(Zer o-Waste)’를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올바른 분리배출을 통해 애써 수거한 재활용품이 쓸모없는 쓰레기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행히 울산에 제로 웨이스트 문화가 확산하고 있는 것 같다. 지난해 울산연구원에서 울산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장보기나 쇼핑 시 에코백(장바구니 등)을 얼마나 자주 사용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76.4%가 거의 매번 또는 10번 중 5번 이상 가지고 다닌다고 응답했다. 또 생활쓰레기 감량을 위해 자신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전체 응답자의 63.8%가 매우 그렇다거나 그런 편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재활용쓰레기의 분리배출은 아직 미흡하다. 특히 단독주택이 문제다. 울산의 경우 공동주택(아파트) 재활용쓰레기의 잔재물 발생 비율은 1~2% 정도다. 그러나 단독주택은 40%를 훌쩍 넘고 있다. 재활용품에 일반쓰레기를 혼입하여 버리거나, 귀찮다고 요일별 배출제를 지키지 않는 것이 원인이다. 결국 재활용품 선별이 어렵고 이물질이 많아 다른 재활용품까지 오염시키기 때문에 선별잔재물이 늘어나는 것이다.

단독주택과 공동주택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 필자는 환경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공동주택은 관리인이 있어 상시적인 관리·감독이 가능하고, 재활용쓰레기 판매 수익을 주민이 나눠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것이 재활용률을 높이는 동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환경의 차이를 좁히면 단독주택 재활용쓰레기의 분리배출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단독주택 지역에 관리인을 두긴 어렵다. 비용도 문제지만 비효율적이다. 그런데 최근 재활용쓰레기를 돈으로 보상해 주는 곳이 생겼다. 바로 자원순환가게다. 성남시에서 최초로 운영을 시작해 2020년 환경부 장관상인 최우수상을 받은 자원순환가게는 ‘제대로 비우고, 헹구고, 분리한’ 재활용품을 가져오면 현금이나 지역화폐로 보상해 주는 시설이다. 현재 성남시는 7개 시설을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자원순환가게가 울산에 있다면 어떨까? 번거롭던 분리배출이 신명 나는 일로 바뀌지 않을까?

다행스럽게도 얼마 전 울산 최초의 자원순환가게가 생겼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해 울산 최초의 제로웨이스트 가게 ‘착해家지구’로 선한 영향력을 보여준 ubc 울산방송이 울산시의 지원을 받아 울산 최초의 비영리 자원순환가게의 문을 새로 연 것이다. 깨끗한 재활용품을 모아 현금으로 바꿔 가는 공간, 자원순환가게는 단독주택의 분리배출 문제를 해결하고 시민의식을 높이는 긍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자원순환가게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매주 토요일 오전 9시 30분에 방송하는 ubc 울산방송의 정규 프로그램 <필환경시대의 지구수다 시즌2>를 권한다. 또 울산시 남구 삼호로 7번길 25에 오픈한 울산 최초의 자원순환가게 ‘착해家지구’를 직접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매주 화, 목,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문을 연다고 하니, 아이들과 함께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 용돈에 약한 아이들이 환경인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게 될 것이다.

김희종 울산연구원 시민행복연구실 연구위원, 환경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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