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의 꿈
어린이들의 꿈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05.0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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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더 없이 맑고 나무들의 푸르름은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다. 계절의 여왕이라고 하는 5월은 모든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고, 즐거운 날들이 이어지는 가정의 달이다. 여기에는 새싹들의 즐거운 잔칫날인 어린이날이 있고, 부모님을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어버이날이 있어 더욱 뜻 깊은 달이기도 하다.

어린이날을 생각하니 40 여 년 전, 초등학교 때 친구들의 장래희망을 더듬어 보면 재미있다. 그림을 잘 그리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는 자신이 되고 싶은 꿈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그림을 잘 그리니 당연히 화가가 되겠다고 하겠지 라는 생각을 했건만 의외였다. 그 꿈은 다름 아닌 평민이었다. 한복을 입고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모습을 연필로 그린 그림은 잊혀 지지 않는다. 이 친구는 지금 공학을 가르치는 대학교수가 되어 있다. 또 다른 친구는 농부가 되겠다는 꿈을 가졌다. 수학과 과학에 남다른 재능을 가졌던 그는 반 친구들 앞에 나와서 자신은 논밭을 열심히 가꾸고 특용작물을 개발하는 농사꾼이 되겠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 그 친구는 검사를 거쳐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남다르게 뛰어난 재능을 가지지 못했던 나의 꿈은 고등학교 국어교사나 신문기자가 되겠다고 했지만 희망과는 전혀 다른 해양기관공학을 전공하여 지금은 어느 기업의 중역이 되어 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모 대학에서 겸임교수로 강의를 하고 있고, 신문에 칼럼을 싣고 있으니 어릴 때의 꿈 근처에는 간 것 같다.

어린이들이 말하는 자신의 장래가 꼭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꿈을 가지지 않을 수도 없다. 어릴 적에 말하는 친구들의 꿈은 대부분 높게 책정이 된다. 이를테면 대통령 아니면 정치인 그리고 탐험가 등등......

세계적으로 보면 어릴 때 그 나라의 최고통치자가 되겠다고 꿈 꾼 사람가운데 그 꿈을 실현한 사람은 세 사람에 불과하다. 미국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일본의 ‘가이후’ 전 총리 그리고 한국의 ‘김영삼’ 전 대통령 정도이다. 이토록 희박한 가능성을 가진 꿈이라 할지라도 어린이들의 꿈이기에 좋다. 어린이들이기에 꿈꾸기가 가능한 것들이다.

어린이들의 꿈은 황당해도 좋고, 불가능해 보이는 것도 괜찮다. 우주공간에 집을 짓고 살겠다는 꿈을 가져도 좋고, 바다 밑에 학교를 만들겠다는 꿈을 가져도,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만들겠노라고 큰 소리 뻥뻥 쳐도 좋다. 그 누가 나무랄 일이 아니다. 그야말로 어린이 때가 아니면 꿈도 꾸지 못할 일이기 때문이다. 꿈은 깨어지기 위해 있다는 말도 있다. 또한 잠을 자면 꿈만 꾸지만 공부를 하고 노력하면 꿈이 이루어진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그래서 노력하지 않고 이루어질 수 없다는 사실을 알 때쯤이면 시기적으로 늦어지는 경우가 있다. 어린이들에게는 언제나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이라는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 있다. 그 열매가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다.

밥을 굶는 결식아동이 늘어나고, 학대 받는 어린이들이 끊이지 않고, 세계 곳곳에 전쟁으로 인해 희생되는 어린이들이 생기고, 전쟁고아가 생겨나는 것도 모두 어른들의 잘못된 판단에 의한 것이다. 어른들의 그릇된 욕심과 잘못된 생각은 어린이들을 고통 속으로 빠져 들게 한다. 이러한 처지에 놓여 있는 어린이들은 밥을 배불리 먹는 꿈을, 아니면 총성이 멈추고 전쟁이 끝나기를 꿈꾸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올해도 어린이날은 어김없이 찾아 왔다. 꿈과 희망을 다시 한 번 얘기할 수 있는 좋은 날이다. 새싹들이 꿈을 차곡차곡 채워 나갈 수 있도록 밀어 주고 당겨 주는 좋은 어른들의 모습이야말로 그 나라의 미래를 밝혀 주는 등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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