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사지
양자사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05.03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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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이라도 비밀은 밝혀진다”
두 사람만의 비밀이라도 언젠가는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는 뜻으로 후한서 양진전(楊震傳)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한다.

후한시대 양진(楊震)이라는 사람은 비록 가세가 빈곤했지만 학문이 높아서 사람들은 그를 관서공자(關西孔子)라 불렀다.

그는 나이 오십세가 넘어서 벼슬길에 올라 형주자사로 있다가 동래태수로 전임되어 부임할 때 일이다.

전임지에서 그에게 은혜를 입은 바 있는 왕밀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왕밀은 지난날의 은인을 후하게 접대하는 한편 밤에 황금열쇄를 예물로 올렸다.

왕밀은 이 같은 후한 예물을 올린 것은 지난날 입은 은혜에 사의를 표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도 계속 은덕을 입자는 뜻이었다.

그러나 양진은 이를 극구 사절하였는데 왕밀이 “지금은 어두운 밤이라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습니다(暮夜無知)”라고 말하면서 억지로 권하는 것이었다.

이에 양진은 노기를 띠면서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그대가 알고, 내가 아는데 어찌 아는 사람이 없다고 하겠는가”라고 말하니 왕밀은 부끄러워 황금을 그냥 가져갔다고 한다.

이들 대화중에서 네 개부분의 앎이란 뜻으로 양자사지란 말이 유래했고 이는 곧 세상에 비밀이란 없다는 뜻이다.

지금 우리사회에는 전직 대통령과 그 주변 인사들의 비리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많은 국민들에게 실망과 좌절을 안겨주고 있다. 더구나 지난날 대통령을 보좌했던 한 인사는 비리를 놓고 생계형이니 뭐니 하면서 사람의 속을 뒤집어 놓고 있으니 그러한 비리는 필연적이었다는 느낌마저 준다.

사람이 생각하는 바를 행동에 옮김에 있어 아무도 보는 이가 없다 해서 양심의 가책이 되는 일을 자행한다면 세상에 질서라는 것은 존재할 수가 없다.

그러한 질서란 물의 흐름처럼 상류층에서부터 모범을 보여야 그 파급효과를 널리 확산시킬 수 있다.

또한 질서에 반한 책임에 있어서는 일개인의 경우는 법으로써 용서받을 수 있지만 대통령의 경우는 법만으로는 용서가 될 수 없다.

이는 대통령이란 직책은 모든 국민의 최고의 명예이자 최고의 자존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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