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읽기 다섯, 환경오염과 과학적 발전관
중국 읽기 다섯, 환경오염과 과학적 발전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05.03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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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신문지상에는 중국의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가 화두로 자주 오르내린다.

얼마 전 길림성 벤젠 공장에서 유출된 오염 띠가 하얼빈시로 빠져나가면서 주민들이 탈출하는 소동을 벌였고 그 후유증도 상당기간 계속되었다.

공업화가 가장 먼저 이루어진 주강 삼각주인 광동성에는 160여명의 어린이가 납 중독으로 심각한 고통을 받고 있다고 한다.

공장밀집지대인 절강성에도 납중독 어린이 수가 500명을 넘어섰고, 납 중독으로 기형물고기와 알을 낳지 못하는 오리가 늘어났다고 한다. 천진시 시디토우 마을도 화학공단 오염으로 마을전체가 암 마을로 변했다.

오염된 물과 산성비, 스모그, 검은 먼지가 섞인 비 등으로 주요 공업도시들이 겪는 고통은 더욱 심각하다.

2005년 10월에는 성도 화력발전소의 대기오염으로 검은 비가 내리기도 했다.

중국당국조차도 중국 전역의 3분의 1 지역에서 산성비가 내리고 있다고 인정하고 있고, 동남부 공업지대에서는 일년내내 산성비가 내리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환경오염의 중국을 언론에서는 ‘환경재앙 화약고’라고 말한다. 검은 비가 내린 성도의 언론은 “공업화가 먼저 진행되었던 광동성의 상징인 잿빛 흙비가 사천성에도 상륙했다”라고 묘사할 정도이다.

중금속과 각종 오염물질을 포함한 황사[沙塵]는 계절풍을 타고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침으로써 이제 그 피해가 중국에만 그치지 않는다. 일본과 미국에까지도 환경오염의 피해가 나타날 정도로 중국의 환경오염 문제는 국제적인 이슈가 되었다.

왜 이렇게 중국은 곳곳에서 지뢰밭처럼 생태계 파괴와 환경재앙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우리나라도 불과 20여 년 전인 80년대 초 울산 온산공단에서는 오염에 대한 대책 없이 산업화만을 추구하다가 일본의 이타이이타이병과 같이 피부가 썩는 환경 병으로 몸살을 앓은 적이 있다.

중국 역시 죽의 장막을 걷고 개혁개방 정책 하에서 하루빨리 선진국을 쫓아가겠다고 환경을 무시하고 성장일변도의 공업화를 추진한 것이 화근인 것이다.

생태계 파괴와 환경재앙의 위협이 현실로 다가오자 중국 인권단체에서는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을 개시하였다.

각 지방정부도 환경 친화적 발전을 구호로 내세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경제성장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여 오염원 배출공장에 대한 적극적인 단속은 펴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최근 후진타오 주석은 과학적 발전관에 입각한 중국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이 본 궤도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과학적 발전관이란 빈부·도농 격차를 줄여 사회갈등을 완화하고 에너지절약형·환경 친화적 경제건설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는 중국 제4대 지도부의 이론이다.

특히 자원절약형·환경친화형 사회건설이라는 목표를 위해 환경오염의 원천 제거 및 감소, 에너지 소비량 감축기술 개발, 중점지역 환경문제 개선사업 강화, 지방정부 간부 인사고과에 환경보호실적 반영 등의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한다.

복지부동에 익숙한 공무원의 인사고과에 환경 실적을 반영한다는 것은 공무원의 적극 개입을 유도하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

이제 성장제일주의의 문제점을 지도부는 정확히 인식하고 있고 이를 실천에 옮길 의지가 있음도 알 수 있다.

아직까지는 환경보존을 위해 성장을 희생할 것인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있고 환경문제 해결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본격적인 걸음마는 이미 시작되었다고 봄이 옳을 것이다.

/ 이인택 울산대학교 입학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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