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맹어호 (苛政猛於虎)
가정맹어호 (苛政猛於虎)
  • 이주복 기자
  • 승인 2009.05.03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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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호랑이에게 잡혀 먹히는 사람이 많아서 호랑이는 늘공포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과중한 세금 부과와 강제노역으로 백성들을 착취하는 것은 이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해독을 끼친다는 뜻으로 예기에 나오는 말이다.

어느 날 공자가 제자들을 데리고 태산의 한적한 길을 가고 있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한 여인의 서글픈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그 울음소리가 하도 슬퍼서 공자는 수레 앞에 몸을 기대고 듣다가, 여인에게 가서 사연을 알아보라고 했다.

“부인의 울음소릴 들어보니, 마치 슬픈 일을 몇 번이나 당한듯한데,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습니까?”라고 물었다.

부인은 “예, 그렇습니다. 이 일대는 아주 무서운 곳이죠. 옛날 저의 시아버님이 호랑이에게 잡혀 먹혔는데, 얼마 전에는 제 남편이 호랑이에게 죽었고, 이번에는 제 자식이 또 호랑이에게 물려 죽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이에 그런데 왜 이곳을 떠나지 않는 연유를 묻자 “여기서 살면 무거운 세금을 물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이 말을 들은 공자는 제자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너희들도 가슴에 잘 새겨두라.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더 무섭다?(苛政猛於虎)는 것을…”

지금과는 약간의 시대상황의 변화 차이는 있겠지만 아직도 서민들은 각종 공과금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게는 간단한 지방세 국세를 비롯해 각종 보험료의 부담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얼마 전 정부는 소규모 자영업자들을 회생시키겠다며 사업자등록증이 없는 노점상에게도 대출을 실시했다.

그러나 그것이 이들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 이들의 항변이다.

골목에서 작은 미용실을 운영하는 주부 K씨는 한 달에 무려 7만원이 넘는 의료보험료가 지나치게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조합을 찾았지만 “당초 과표가 있고 지금도 승용차가 있기 때문에 보험료를 내려 줄 수 없다”는 말만 들었다.

이들에게 당초 과표가 무엇인지, 출퇴근을 위해 소형승용차는 필수적인 현실에서 혼자생활하면서 자식들을 교육시키기 위해서는 한 달 의료보험료는 사실상 벅차다는 것이다.

당초 시작했을 때보다 손님은 삼분의 일도 안 되고 요금도 10년 전과 별반 차이도 없는데 지금까지 각종 세금이나 보험료 등 공과금은 계속 인상돼 왔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각종 공과금에 대한 혜택과 현실에 맞는 의료보험료 부과를 통해 서민들의 반발을 막아야 한다.

가정맹어호 (苛政猛於虎)라는 말이 있듯이 서민들은 세금으로부터 좀 더 자유로워야 한다.

치솟는 물가와 함께 세금은 계속 올라가고 영업은 안 된다면 서민들은 국가기관이 집행하는 세금의 공포에 시달리게 된다.

비록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세금뿐만이 아니다. 공공기관의 보험료나 수수료도 서민들에게는 무서운 존재다.

작금의 경제난에 허덕이는 서민들을 구하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신임을 얻기 위해서는 이들이 필요로 하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알고 이들을 위한 정책을 펼치는 것이 급선무 일 것이다.

외형적인 화려한 정책보다 이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발굴하고 펼칠 때 이들은 국가를 신뢰하고 집권당에 지지를 보낼 것이다.

/ 이주복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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