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을 맞으며
5월을 맞으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04.30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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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을 흔히들 ‘계절의 여왕’이라고 한다. 황제나 황후 같은 강한 인상보다 부드럽고 다정한 느낌을 주기에 그렇게 부른다. 5월만큼 행사가 많은 달도 없다. 1일은 근로자의 날이고 5일은 어린이 날, 8일은 어버이 날, 15일은 스승의 날, 18일은 5?18 민주화 운동 기념일, 그리고 셋째 월요일은 성년의 날이다. 모두 기념일이고 축제다.

이번 한 달 동안은 울산에서도 온갖 잔치와 축제가 이어진다. 고래축제가 14일부터 17일까지 장생포와 태화강 둔치에서 열리고 그 중간 지점인 15일엔 고래바다 선포식이 있다. 연초부터 시작된 단련 탓인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붙게 되는 타성 탓인지 지역민들도 한결 삶이 여유로워진 듯하다. 그래서 울산에게 5월은 ‘희망의 계절’이라 불러도 되겠다. 외지에서 오는 사람들은 ‘울산이 다른 지역보다 훨씬 경기가 좋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 부산, 대구 같은 대도시와 비교했을 때 훨씬 생기가 넘친다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세계적인 기업들이 지역에 자리하고 있어 그렇기도 하지만 위기에 익숙해진 시민들의 자신감이 도처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농경지역이 아니고 수출에 의존해 살아가야 하는 산업지역인 만큼 울산에 와서 사는 사람들은 자립의지가 강할 수밖에 없다. 외부의 비관론에도 개의치 않는 반면에 내부의 낙관론에도 치중하지 않는 경향이 짙다. 오로지 문제 해결의 주체는 자신뿐이란 사고가 도시 형성의 근간(根幹)이다.

그래서 외지인의 평가와 상관없이 우리는 이번 5월도 지난 4월 같이 살아 갈 수 있다. 지나치게 불안해하지도 않을 것이며 선뜻 낙관론에 휘말리고 싶지도 않다. 계절이 주는 축복에 순응하며 삶을 낙관적으로 보는 습성을 가질 것이다. 올해 10월 낙엽이 떨어질 무렵, 어느 내방객이 ‘울산이 이토록 경기가 좋은 이유가 뭐냐’고 물을 때 우리는 그냥 웃기만 하면 된다. 달리 대답할 말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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