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어린이책 읽어볼까
아이와 함께 어린이책 읽어볼까
  • 배현정 기자
  • 승인 2009.04.30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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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하고 싶은 것 다 적어보세요”
▶ 욕시험

어느 날 교실에 들어온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이상한 시험 문제를 낸다.

‘욕하고 싶은 게 있으면 다 적어보라’는 이상한 시험문제에 아야네 반 아이들은 어떻게 답을 적어야 할지 고심하지만 하나둘씩 답을 적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빠가 선생님이라 그동안 욕 한 번 못해보고 오히려 아이들에게 놀림만 들었던 아야는 뭘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들은 욕이라도 써보라’라는 선생님의 말에 자기가 들었던 욕을 하나하나 기억해 내고는 답안지를 빼곡히 채운다.

현직 초등학교 선생님인 박선미 작가의 ‘욕 시험은 감정을 풀어내지 못하고 꾹꾹 눌러 담아두기만 하는 아야 같은 아이들에게 마음속 화를 훌훌 털어내 버리라고 이야기한다.

아야가 쓴 ‘욕 답안지’는 교무실에서 선생님들의 놀림감이 되고, 부끄러워진 아야는 집에 와서 혼자 속을 끓이다 그동안 억울하게 ‘욕을 들었던’ 일들을 떠올리고는 서러움에 이불을 뒤집어쓰고 눈물을 흘린다.

선생님은 그런 아야에게 “남들 때문에 하기 싫은 걸 억지로 할 필요도 없고 억지로 더 잘하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며 ‘욕 시험’을 본 것은 시험지에 대고 욕이라도 시원하게 다 풀어놓고 너희의 마음을 훌훌 씻어버리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해준다.

아야가 쓰는 구수한 사투리와 책 속 곳곳 등장하는 ‘괘꽝스럽다’,’오구작작’, ‘붓방아질’,’해해닥거리다’, ‘새퉁스럽다’ 같은 고운 우리말 표현들이 정겹게 느껴질 것이다.

|박선미. 장경혜(그림). 보리. 8천500원. 60쪽|

포토에세이 ‘아기북극곰 이야기’

▶ 크누트

대독일의 ‘국민 애완동물’로 자리 잡은 아기 북극곰 크누트의 이야기를 귀여운 사진과 함께 소개하는 어린이용 포토에세이 ‘크누트’가 출간됐다.

크누트는 지난 2006년 12월 독일 베를린 동물원에서 태어났지만 엄마 곰에게 버림받은 뒤 사육사에 의해 길러진 아기 북극곰이다.

크누트는 이런 사연과 함께 귀여운 용모와 행동으로 독일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크누트를 닮은 캐릭터 인형은 물론 다큐영화까지 제작될 정도.

책은 크누트의 사연을 아이들에게 소개하며 크누트 같은 북극곰들을 보호하기 위해 어린이들이 할 수 있는 일도 함께 일러준다.

사육사의 무릎 위에서 잠든 모습과 맛있게 밥을 먹는 모습, 모래에서 한바탕 씨름을 하고 난 뒤 갈색 곰이 되어버린 모습 등 복슬복슬한 흰 털을 가진 크누트의 앙증맞고 귀여운 모습을 담은 컬러 사진들은 눈을 떼기 어렵다.

또한 얼마 전 MBC에서 ‘북극곰의 눈물’이라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큰 이슈가 된바 있는 지구 온난화 현상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한편 쓰나미로 어미를 잃은 아기 하마 오웬과 케냐의 늙은 거북 음제의 이야기를 그린 ‘오웬과 음제’의 저자 이사벨라 핫코프와 그의 언니, 아버지가 함께 글을 썼다.

| 줄리아나 핫코프 , 이사벨라 핫코프, 크레이그 핫코프, 게랄트 울리히. 김동미(옮김). 리오북스. 1만2천원. 40쪽| / 배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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