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북구 재선거가 의미하는 것
4·29북구 재선거가 의미하는 것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04.29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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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4.29 북구 재선거에서 진보신당 조승수 후보가 전체 유효투표자 5만4천379명 중 49.2%인 2만5천 346표를 획득해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한나라당 박대동 후보가 2만1천313표를 얻어 2위를 기록했고 무소속 김수헌 후보는 4천848표로 그 뒤를 이었다. 1위와 2위의 득표 격차는 4천여표 차이를 보였다.

이번 조승수 후보의 국회의원 당선은 진보신당의 승리가 아니라 한나라당의 패배다. 북구주민의 성향이 어떻다느니 근로자의 결집이 결정적 요소였다느니 하는 분석과 상관없이 현 집권 여당은 북구 재선거에 임하는 자세부터가 오만했고 그 결과는 패배로 이어졌다. 여권 지휘부의 임전태세는 초반부터 지나친 ‘안하무인’이였다.

그런 모습은 후보공천에서부터 시작됐다. 윤두환 전 의원이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던 지난 3월 말부터 당 핵심부에서 당대표의 출마설이 나돌았다. 설왕설래를 거듭하던 중 박희태 대표가 불출마를 공언하자 공천심위는 11명의 예비후보 신청을 받았다. 두 사람의 비공개 신청자가 궁금증을 더 하기 시작했다. 곧이어 예비후보 중에서 2,3배수 압축설이 나돌더니 갑자기 ‘전략 공천’이야기가 나왔다. 이미 후보는 내정된 상태인데 중앙당이 연막술을 쓰고 있다는 추측이 나돌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 이였다. 이때부터 울산지역구에선 지역인물 공천 주장이 제기됐지만 중앙당은 ‘경제살리기’에 초점을 맞추며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중앙당의 일방통행에 반발하는 여권 예비후보 2,3명이 탈당을 감행했다. 결국 한나라당은 후보 등록마감일을 눈앞에 두고 전략공천을 감행했고 이어 등장한 후보는 출(出)지역 인사였다. 마치 한편의 추리 소설같은 이 일련의 사실들을 역 추적해 올라가면 4.29 북구 재선거에 임(臨)했던 집권 여당의 자세를 읽을 수 있다. 울산지역이 친 여권성향으로 분석되는 만큼 ‘밀어붙이면 될 것’이라고 착각했던 것이다. 큰 실수를 했다.

울산 지역민의 정서와 타협하지 않은 것이 작금의 비극을 낳았다. 울산 유권자의 다수가 친 정부적이고 보수적인 것은 맞다. 하지만 그 때문에 국회의원을 무조건 그 쪽으로 뽑아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대단한 계산착오다. 울산시민들은 오히려 ‘한나라당이 제 멋대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에 대단히 화가 났고 그 표시로 ‘조승수 카드’를 빼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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