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에 도장 찍는 순간
투표용지에 도장 찍는 순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04.28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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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을 해야 할 여러 가지 일, 예를 들자면 배우자의 선택, 직장의 선택(지금은 선택의 자유가 극히 적어졌다), 대학 진학의 학과 선택, 영화 감상의 선택, 음악 감상, 노래방의 곡 선택, 그리고 국회의원 입후보자들에서 하나를 골라 도장 찍기에서 의사결정(意思決定)을 하려는 뇌 신경세포의 처리 시간(processing time)은 단 1초도 걸리지 않는다. 거기에 이르는 시간이 때로는 1년이 걸리고, 국회의원 선거 같은 것은 4년이 걸린다. 오늘(4.29)이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의 날이다. 투표가 끝 난지 1년 조금 넘게 걸려 다시 투표하는 날이다. 선거 공고가 나간 지 1개 월 여의 의사결정 기간이 있었다. 여기에는 정당에 관한 자기 의견과 입후보 하려는 개인에 관한 정보가 섞여 작용한 기간이다. 이번 재·보궐 선거는 4월 16일부터 28일까지의 선거 운동에 근거하여 판단하는, 의사를 결정하는 것이다. 그래도 투표장에서 도장을 찍을 때는 1초도 걸리지 않는다. 이 1초를 위하여 울산광역시 북구민들이 오늘 아침에 곰곰이 생각해야 할 것을 돋보기가 들여다본다.

첫째는 국민을 대표한다는 국회가 해당 선거구 유권자들의 20%도 참여하지 않은 상황에서 뽑힌 사람들로 구성되어야 하는 것이냐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재·보궐 선거라는 특수한 조건이 있지만 유권자의 참여정도가 10%도 안 된다면 대의정치(代議政治) 자체가 흔들리는 것이다. 그러고 당선된 사람이 겨우 3%의 지지를 받았다면 ‘무엇을 어떻게 대표하는가?’에 의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둘째는 그나마 투표에 참여하였어도 바람몰이식 특정 집단만의 투표참여이다. 그래놓고 우리가 이겼다고 설쳐대었던 것이 여러 종류의 투표에서 목격되었다. 최근에도 어떤 선거에 특정집단만이 참여하여 투표하고 개표결과만을 놓고 자기네들이 이겼다고 자랑하다가 쑥스러워 더 떠들지 않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국민을 우롱하는 행동이다.

셋째는 위의 투표참여와 연관되는, 투표에 참여한 사람들이 연령별로, 성별(性別)로, 직업별로 골고루 퍼져있어야 하는, 통계학 용어로 유층표집(類層標集)이어야 하는 점이다. 여기서 출신도별은 지역감정을 부추기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제외시킨다. 강금원과 박연차는 출신도가 다르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의 기대와는 다르게, 한 사람은 의리를 지켰고, 다른 한 사람은 의리를 저버렸다. 그러면서 두 사람 모두 법을 무시해버리는 무법자(無法者)였다. 다시 유층표집에서, 20대부터 70대에 이르기까지 인구비례로 투표에 참여하면 국민의 대표를 뽑는 바람직한 투표가 된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100%의 투표참여이다. 이번 투표에도 인터넷을 통한 연령별로 편중된 투표가 우려되어 다음과 같은 주의가 나온 것 같다.

‘인터넷이 선거운동의 중요한 매체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2009년 4월 29일 실시되는 재·보궐선거와 관련하여 중앙선거위원회에서 선거와 관련된 글을 올리실 때 주의하실 사항을 안내해드립니다. 정치, 선거와 관련된 글을 쓰시기 전에 안내문을 확인하시고 깨끗한 선거분위기 조성을 위해 여러분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안내문 생략) 이에 건전한 사이버 선거문화의 범국민적인 공감대를 확산시키는데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컴퓨터를 ‘자발적’으로 켜놓고 위 글 자체를 읽어서 이해할 연령층은 20대가 대부분이며 30대에 조금 적어지며 40대에는 조금 더 적어지며, 50대에는 아주 적어지며, 60대와 70대는 거의 컴퓨터를 켜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문제가 된다.

결론은 보다 많은 유권자가 투표해야 ‘진짜 대표’를 뽑으니까 각 가정에서 젊은이가 어른을 모시고 투표장에 가도록 하는 것이다.

/ 박 문 태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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