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휴가 중 경찰관이 보이스피싱 수거책 붙잡아
울산, 휴가 중 경찰관이 보이스피싱 수거책 붙잡아
  • 성봉석
  • 승인 2021.04.06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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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서 박현석 경사, 현금뭉치 건네는 모습 목격 불심검문
울산울주경찰서 수사과 소속 박현석 경사가 휴가 중이던 지난 1일 오후 5시께 울주군 한 초등학교 앞에서 보이스피싱범을 현장 검거했다. 사진은 검거 당시 현장 영상.
울산울주경찰서 수사과 소속 박현석 경사가 휴가 중이던 지난 1일 오후 5시께 울주군 한 초등학교 앞에서 보이스피싱범을 현장 검거했다. 사진은 검거 당시 현장 영상.

울산시 울주경찰서 소속 경찰관이 휴가 중 예리한 눈썰미로 보이스피싱범을 현장에서 검거했다.

6일 울주경찰서에 따르면 울주서 수사과 소속 박현석(42·사진) 경사는 휴가 중이던 지난 1일 오후 5시께 울주군 한 초등학교 앞에서 자녀를 하교시키던 중 수상한 장면을 목격했다.

50대 한 남성이 길가에서 40대 남성 A씨에게 현금 뭉치가 담긴 것으로 보이는 종이봉투를 전달한 것.

평소 보이스피싱 사건을 자주 접한 박 경사는 보이스피싱 수거책이 피해자에게 돈을 건네받는 상황임을 직감하고 두 사람에게 경찰관 신분을 밝힌 뒤 불심검문을 실시했다.

종이봉투에는 예상대로 현금 1천만원이 들어있었고, 돈 출처를 묻자 A씨는 “정당한 업무”라고 변명했다.

그러나 A씨가 통화하던 휴대전화에서는 중국교포(조선족) 억양으로 “자리를 이동하라”는 목소리가 희미하게 흘러나왔다. 박 경사는 A씨가 보이스피싱범인 것을 확신하고 도주를 제지한 뒤 울주서 형사과에 출동을 요청, 현장에 도착한 형사들과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보이스피싱 수거책 A씨는 기존 대출금 1천만원을 상환하면 저금리로 대출을 해주겠다며 피해자를 속이는 수법으로 피해자에게 돈을 건네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생활정보지 구인광고를 보고 일하게 됐다”며 범행을 모두 자백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추가 범행 여부와 공범 등을 수사 중이다.

울산경찰청 관계자는 “휴가 중에도 수상한 장면을 포착해 그냥 넘기지 않은 경찰관 눈썰미와 행동 덕분에 피해를 예방하고 용의자를 검거할 수 있었다”며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시민을 대상으로 전화금융사기 범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계좌 이체나 금융기관 관계자를 만나 돈을 전달하는 경우 절대로 속지 말고 ☎112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성봉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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