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거랑 벚꽃축제의 아쉬운 취소
궁거랑 벚꽃축제의 아쉬운 취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03.04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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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전파가 멈추지 않는 가운데 이달 말부터 시작되는 각 지방자치단체의 봄축제가 잇따라 취소되거나 연기 또는 축소되고 있다.

전국 지자체들은 봄꽃축제나 행사를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이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지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방역강화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고 있고 연쇄 감염이 이어지고 있어 축제의 취소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울산인근의 원동매화축제나 대저토마토축제, 강서 낙동강변 30리벚꽃축제 등의 봄꽃 축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모두 취소됐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경남 진해의 군항제나 울주군의 작천정 벚꽃축제도 지난해 취소됐으며 올해는 개최를 검토 중이지만 사실상 개최는 불투명하다.

본보가 주최하는 울산 도심에서 가장 큰 벚꽃축제인 무거천의 궁거랑 벚꽃 한마당 행사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취소를 결정했다.

특히 궁거랑 벚꽃 한마당 행사의 취소에 대해 지역주민들의 반발도 있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축제의 취소는 불가피한 결정이다.

본보의 이러한 결정은 울산 남구청과의 협의를 거친 사항이지만 전국적으로 코로나19 감염자가 줄어들지 않고 예방적 백신의 공급이 아직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행사를 강행한다는 것은 오히려 시민들을 위해한다는 판단이 우선됐다.

물론 이 행사의 취소로 인해 삼호, 무거동 일대의 상권이 많이 위축된다는 지적에 대한 비판은 겸허히 수용한다.

이러한 현상은 전국적으로 마찬가지로 각 지역의 대표축제가 개최되지 못함으로 인한 지역주민이나 상인들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겠지만 무엇보다 지역민들의 건강이 우선돼야 한다는 전제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지역 축제나 행사가 취소되는 가장 큰 요인은 아직도 코로나19의 확산이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 가장 주원인이지만 후차적으로 시민들의 방역이나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 상태가 아직은 상당히 미흡하다는 지적도 간과할 수 없다.

울산시가 지난달 15일부터 2주간 실시한 방역수칙 이행 점검 결과를 보면 87건의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여기에는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를 준수하지 않거나 대규모 점포의 발열체크 미실시 등 방역수칙을 위반한 사례가 많았다.

이는 코로나19에 대한 시민들의 방역의식이 아직도 상당히 미흡한 수준이라는 것을 반증한다. 이처럼 시민들의 방역 준수에 대한 의식이 낮고 업주들도 잘 지키지 않은 상황에서 축제나 대규모 행사를 실시한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다.

행사나 축제의 취소로 지역경제가 위축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빈틈없는 방역과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로 코로나19가 조기에 종식될 수 있도록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절실하다.

물론 화려하게 만개하는 봄꽃을 보면서 즐기는 소소한 행복이 우리에겐 큰 기쁨이지만 아직은 때가 이르다는 생각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취소된 궁거랑 벚꽃 한마당을 생각하면 많은 아쉬움이 있지만 우리는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종식되길 기원하면서 조금만 더 참고 기다리고 노력해야 한다.

우리의 작은 노력들이 모아진다면 이번 여름이나 가을에는 코로나19가 종식되고 나면 좀 더 멋지고 아름다운 축제와 행사로 큰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아쉬움이 있지만 우리는 멀리서 아름다운 봄꽃을 감상하고 몸보다는 마음으로 즐거움을 찾아가야 한다. 코로나19가 종식되는 그날을 기다리며….

이주복 편집이사·경영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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