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지정에만 급급하지 말고 관리를…
문화재, 지정에만 급급하지 말고 관리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1.27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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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북구 중산동 취락유적은 태화강 북쪽 지역을 대표하는 삼한후기~삼국후기시대까지의 집단거주지로 전국적으로도 매우 희귀하다.

지난 2002년 발굴기관의 시굴조사에서 주거지, 작업장, 방어시설 등이 확인돼 당시 취락의 구성, 범위, 배치 및 주변지역과의 교류, 변천과정 등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게 해주며 사로국(斯盧國)에서 신라로 성장해 가는 신라초기 연구에 중요하다.

인접한 중산동 고분군(울산시기념물 제9호)을 축조한 주인공들이 바로 이 취락사람들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그들이 사용한 생산도구 중 철 기구는 당시의 대표적인 철 생산지였던 달천 철장(울산시기념물 제40호)의 철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삼국후기가 되면 취락범위가 인근으로 확대돼 신라와 연계성을 보이는 대규모 유적으로 울산지역의 대표적인 중심취락이다.

지난 2002년 이화중학교 신설에 따른 발굴조사 중 이 유적이 발견돼 보존결정이 떨어지자 당시 개교대란에 따른 수많은 학부모들의 반발이 일었다. 하지만 문화재 보존을 이유로 이화중학교는 결국 공사를 중단해야만 했다. 이처럼 중산동 취락유적은 우리 아이들의 학교도 짓지 못하게 할 만큼 중요한 유적이 아니던가. 기관들은 문화재 지정만 해놓고 관리에는 관심이 없다. 취재진이 현장을 방문했을 때 그나마 헤진 안내문마저 없었다면 이 텃밭이 전국적으로 희귀한 중요 유적지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텃밭을 만든 주민들을 손가락질 할 것 없다. 관리 기관조차 관심을 두지 않는데 주민들이 소중하게 생각하길 바라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물론 울산시, 북구청, 교육청 각각 저마다의 이유는 있다. 교육청은 시가 부지를 매입해줄 것을 바라고 반대로 시는 교육청의 기부채납을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관리주체인 북구청은 토지소유 관계가 애매하다며 ‘나 몰라라’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토지소유 문제해결이 아니라 후대에 물려줄 문화재를 훼손하지 않고 소중하게 보존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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