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대암각화 ‘우선등재대상 선정’에 부쳐
반구대암각화 ‘우선등재대상 선정’에 부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02.16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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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285호 반구대암각화와 국보 174호 천전리각석을 아우르는 ‘대곡리 암각화군’(이하 ‘반구대암각화’)이 우여곡절 끝에 ‘유네스코 세계유산 우선등재 대상’에 선정됐다. 울산시는 16일 열린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위원회가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전하고 반구대암각화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는 그날까지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먼저 환영의 뜻을 전하지 않을 수 없다. 약 1년 전 유네스코 세계유산 우선 등재 대상에서 탈락했다는 정반대의 소식을 들어야 했던 울산시민들도 같은 심경일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기뻐 날뛸 일도 아니다. 아직 넘어야 할 벽이 바위병풍처럼 둘러쳐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송철호 울산시장도 “반구대암각화의 우선등재 대상 선정으로 울산이 세계유산도시에 한 걸음 가까이 다가서게 되었다”고만 했을 뿐 말을 아끼려 애썼다.

어쨌거나, 문화재청 세계유산분과위원회가 울산시의 세계유산 등재 노력에 힘을 실어준 것은 쌍수로 환영할 일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울산시 관계자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2025년 등재 목표’란 말을 꺼내지도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아 보인다. 그것도 반구대암각화 발견 50주년이 되는 올해 초에 좋은 점수를 받았고,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 10년 만에 희망의 빛을 보게 됐다는 것은 ‘경사’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그동안 반구대암각화의 우선등재 대상 선정을 가로막았던 걸림돌이 적지 않았다. 결정적인 이유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의 잣대가 되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Outstan ding Universal Value)’를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안다. 바꾸어 말해, 반구대암각화가 그려진 시기를 과학적으로 입증하지 못했던 때문이었을 것이다.

16일 오후에 들려온 낭보는 울산시 추진팀이 OUV의 요건을 어느 정도나마 충족시켰음을 의미한다. 사실 울산시는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임기 중 소임을 다하지 못한 전임 울산박물관장의 임기를 더 늘려주지 않았고 신임 암각화박물관장을 시청사에 상주시키다시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총력전을 펼쳤다는 얘기다.

앞서 언급한 바도 있지만, 올해 12월은 천전리 각석이 발견된 지 51주년, 반구대암각화가 발견된 지 50주년이 되는 시점이다. 이 뜻깊은 해의 벽두에 기분 좋은 소식부터 들려왔다는 것은 앞으로의 조짐이 나쁘지 않다는 느낌을 안겨준다. 아울러, 잘만 대처하면 암각화 보존 문제와 맞물려 있는 울산의 식수원 문제도 어렵잖게 풀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복이 넝쿨째 굴러들어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필요하다면 인재(전문가)를 더 모으고 지혜도 더 모아야 한다. 사심도 장삿속도 버려야 한다. 오로지 대곡리 암각화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초점을 맞춰 매진해야 한다.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기까지 열과 성을 아끼지 않은 울산시 관계자와 시민단체 회원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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